IBK신용정보 이어 '맏형' 캐피탈까지…외부 입김 작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IBK기업은행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외부 출신 인사들이 상당 수 기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최대 자회사인 IBK캐피탈은 물론 IBK신용정보 CEO에 외부 출신 인사의 선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풍'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달 중 IBK캐피탈·IBK신용정보·IBK시스템·IBK저축은행 등 자회사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주 IBK연금보험 대표에 서치길 기업은행 경영전략 부행장이 취임하고, IBK투자증권 신임 대표에 서정학 IBK저축은행장이 내정되는 등 올스톱 됐던 자회사 CEO 인사 물꼬가 트이면서 나머지 자리도 조속히 마무리 짓는단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행장·전무이사는 물론 자회사 CEO도 금융위원회 인사 검증을 거쳐야 한다.

기업은행은 주요 자회사 CEO 임기가 지난해 3~4월 만료됐지만, 당시 금융위가 금융공기업 임원 인사를 전면 보류한 것을 계기로 새 정부 출범 등과 맞물려 1년 가까이 CEO 인사가 미뤄져왔다.

지난해 말 김성태 행장 내정 이후 자회사 인사도 속도를 내는 듯 하다가 정부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새로 후보들이 추가되면서 일정이 계속 지연됐다.

특히 내부 출신 행장 선임 이후 기업은행 자회사 CEO 자리를 노리는 관료 등 외부 출신 인사들의 임깁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기업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IBK캐피탈 대표는 외부 출신이 오기로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IBK캐피탈은 지난해 기준 기업은행의 자회사에서 가장 높은 이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맏형' 격으로, 지금까지 외부 인사가 CEO에 선임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기업은행은 3년(2+1) 임기가 끝난 부행장 등 임원들이 자회사 대표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관행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은행 8개 자회사 가운데 7개 자회사 대표가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IBK신용정보 대표이사 역시 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부 출신들이 갈 자리는 줄었다.

IBK신용정보는 기업은행의 100% 자회사이나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출신들이 대표를 맡아왔다.

다만 윤종원 행장 들어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창호 대표가 맡았으나 다시 관료에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지만 자회사들은 민간기업이어서 퇴직공직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공직 유관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퇴직 후 바로 이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임기를 마치고 나면 향후 유관 공기업이나 민간기업 등으로 재취업도 유리해 눈독 들이는 인사가 많다.

특히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관료 출신이 올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은행장에 내부 출신 김성태 행장이 낙점된 뒤 자회사 CEO 자리에 대한 입김이 더 세졌다는 분위기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 지분이 60%가 넘다 보니 행장과 전무이사 등 넘버원·투 자리를 모두 내부 출신에 주는 게 내심 불편한 모습"이라며 "자회사 대표 인사가 1년이나 밀리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나간 퇴직 임원들이 수두룩한데 갈 자리는 더 줄어들어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태 행장이 이동하면서 공석인 전무이사에는 김형일 경영지원그룹장과 문창환 경영전략그룹장,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IBK기업은행
[촬영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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