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통방)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날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금리 결정 직후에는 달러-원의 변동성이 크지 않다가 갈수록 낙폭이 커지는 흐름이 이어진다.

이에 금리 결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외환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24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 금리 결정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달러-원이 눌리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전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5명의 위원이 기준금리를 3.75%까지 열어뒀지만, 매파적으로 해석되진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금리 동결 결정 이후 1% 가까이 상승했고 국고채 금리는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다가 단기물과 장기물 모두 하락 마감했다.

원화 움직임은 달랐다.

전일 달러-원 움직임을 보면 기준금리 동결이 발표된 9시 50분경 달러-원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9시 56분에는 소폭 상승한 1,305.9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이후 달러-원은 급하게 내리며 11시 55분경에는 1,290원대 중반까지 10원 넘게 급락했다.

경제 전망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와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원화 강세로 연결될만한 재료는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달러-원이 크게 내린 것은 외환당국의 스무딩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 참가자 A는 "22일 밤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하락했다"면서 "금통위 부근에는 외환당국 존재감이 더 드러나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전일) 위안화 강세에 당국 스무딩이 가세하며 롱 스탑이 나왔고 달러-원 낙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환시 참가자 B는 "한미금리차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했을 때 원화 절하폭이 커진다면 금리 결정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전일에는) 달러 반락이 겹치긴 했지만, 금통위 때마다 스무딩이 나오는 듯하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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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통방 금통위가 있을 때마다 달러-원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도 당국의 미세 조정이 달러-원을 누른 것으로 전해졌다.

7월 이후 대부분의 통방 금통위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금통위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달러-원은 금통위마다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환시 참가자 B는 "한미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4월 금통위를 앞두고도 원화 절하가 심하다면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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