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주(2월 27일~3월 3일)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1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도 점차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달러 매도 개입으로 '레드라인'을 보여줬던 달러-원 1,300원 선도 상승 돌파했다.

다음 달러-원 상단은 외환당국의 개입 시점에 달린 것으로 예측된다.


◇달러-원 1,300원대 안착…당국 경계감에도 롱심리 지속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러-원은 1,304.90원에 장을 마치며 1,300원대에 안착했다. 주간으로 5.30원 올랐다.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가 지속되면서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상승했고 달러-원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 경계감은 지속됐지만, 1,300원대 안착은 막을 수 없었다.

당국은 구두 개입에 이어 실개입도 단행하는 등 달러-원 1,300원 선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지난주 1,300원 선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저항선이 이미 돌파된 만큼 이번 주 관건은 다음 달러-원 상단이 어디서 형성될지다. 달러-원의 다음 상단은 외환당국이 강하게 개입하는 선이 될 수 있다.

다만 외환시장 수급 대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는 변수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환 헤지 시 외환(FX) 스와프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실시했던 한은과 연금의 FX 스와프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중으로 연금과의 스와프 등 외환시장 수급 대책이 발표된다면 달러 매수 심리가 잠잠해지며 상승세가 잦아들 수 있다. 일시적으로 달러-원이 반락하는 시기에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이 가세한다면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부진한 경기·낮아진 물가·지정학 갈등…원화 약세 재료 산적

지난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6%로 낮춰 잡았다.

물가 성장률도 3.6%에서 3.5%로 낮아졌다.

성장률과 물가가 모두 낮아지며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으로 갈 여지는 줄어들었다. 통화정책 상으로 원화 강세 여건이 사라진 셈이다.

미국과의 경기 격차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견조한 흐름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7%를 기록했고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정하는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2.5% 수준이다. 지난 8일 2.2%에서 상향조정됐다.

지정학적 갈등도 변수다. 주말에 열리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면 시진핑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며 미중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의 총격전으로 11명이 사망했다. 간밤에는 이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이 이스라엘인 2명을 사살했다.

높아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조되는 지정학적 갈등은 안전 선호 수요를 자극하며 달러 강세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한국 성장의 주요 동력인 수출 상황도 좋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범부처 수출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 올해 총수출 목표액을 6천8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0.2% 상향 조정했지만,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출은 넉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 이번 주 통계청이 발표하는 2월 수출입 통계도 수출 감소·무역적자가 유력하다.


◇국내외 경제 이벤트는

이날은 한국은행이 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한다. 넉 달 연속 증가해왔던 거주자 외화예금이 반락할지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후보의 참의원 인사청문회가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 후보는 지금의 초완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28일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여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외환 건전성 협의회를 주재한다. 미국에서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콘퍼런스보드(CB)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견조한 미국 경기가 달러 강세 흐름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3월 1일에는 한국 금융시장이 삼일절로 휴장한다. 통계청은 2월 무역수지를 발표한다. 지난해 2월 수출이 역대 2월 중에 최고를 기록했기에 기저효과로 수출 감소 폭이 클 수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공식 PMI와 차이신 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3월 2일에는 추경호 부총리가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대책 회의를 연다. 한국은행은 물가 여건과 주요 리스크를 점검하는 자료를 내놓는다. 작년 중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동향도 발표된다. 해외에서는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와 유럽중앙은행(ECB) 2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이 발표된다.

3월 3일에는 추경호 부총리가 국가 미래전략 정책토론회를 주재한다. 해외에서는 중국 2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와 도쿄 2월 CPI가 나온다.

3월 4일에는 중국 양회가 개막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핵심 측근이 내각 수뇌부를 장악할 것이 확실시된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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