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FX) 스와프의 6개월물 만기가 이르면 내달부터 도래한다.

현재 스와프 계약은 롤오버(만기 연장)가 불가능한 조건으로, 만기가 다가오면 국민연금은 달러 현물환을 매수해 한은에 돌려줘야 한다. 이에 연금의 달러 매수로 원화 약세가 심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달 배당 역송금에 연금·한은 스와프 만기…원화 약세 우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한국은행과의 FX 스와프 6개월물 만기가 다가오며 롤오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스와프 계약이 롤오버되지 않으면 원화 약세가 심화할 우려가 있어서다.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FX 스와프 계약은 지난해 10월 중순에 체결됐다.

만기는 6개월과 1년으로, 6개월물 스와프는 이르면 내달부터 만기가 도래할 수 있다.

현재 체결된 연금과 한은의 스와프 계약은 롤오버가 되지 않는 조건이다.

스와프 만기 시, 국민연금이 달러를 매수해 한은에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만기가 다가올수록 달러-원의 상방 압력이 심화할 수 있다.

스와프 6개월물 만기가 다가오는 4월은 외국인 배당 역송금으로 인해 계절적으로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는 달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줄어 역송금 부담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배당 역송금에 국민연금의 스와프 만기로 인한 달러 매수까지 중첩되면 원화 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 대외 여건 변화로 인해 큰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벤트 해석이 끝나면 역내 수급이 중요해진다"면서 "대외 여건뿐 아니라 대내 여건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와프 연장하고 연금 환 헤지 한다면…"환율 상단 막힐 것"

다만 국민연금과 한은의 스와프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의 쏠림이 있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물가 영향을 고려해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작년에 이어 국내 수급 안정 대책 등 여러 대책이 종료된 게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달러 수요와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했다"면서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과 외환 스와프를 재개하는 등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이 모두 FX 스와프를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최근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로 환율이 1,300원대로 올라선 만큼 환시 안정책 필요성도 크다.

만약 국민연금이 한은과 스와프를 체결하고 해외 자산에 대한 환 헤지를 늘린다면 연금은 오히려 달러 매도 주체로 움직일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자산의 최대 10%까지 전략적 환 헤지를 단행하기로 했다. 기존의 전술적 환 헤지 가능 범위인 5%까지 고려하면 최대 15%까지 환 헤지가 가능하다. 지난해 9월 말 연금의 해외자산 3천400억 달러를 고려하면 최대 약 500억 달러가량 환 헤지를 할 수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파트장은 최근 연합인포맥스 콘퍼런스에서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중 상당한 물량이 환 헤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연금의 헤지가 환율 상단을 막아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jieu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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