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 전까지 시장 혼선 지속

코스콤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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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정필중 기자 = 코스콤이 토큰증권발행(STO) 공동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며 증권업계 구애에 나섰지만 시장 초기 수익을 확정할 수 없는 만큼 시장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콤이 비용절감과 인프라 지원이라는 '당근'을 꺼낸 가운데, 대형·중소형 증권사간의 반응은 엇갈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디지털사업본부 미래사업 태스크포스(TF)부를 주축으로 토큰증권 발행·유통 공동플랫폼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스콤은 현재 분산원장 기술 기반은 갖춘 상태인데, 수요기관들과 협의가 잘 진행된다면 이르면 올해 말 공동플랫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증권사와 개별 미팅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통합플랫폼 참여를 위해 실무단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토큰증권 총량 관리기관인 예탁결제원과의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코스콤은 지난달 증권사의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토큰증권 발행·유통 공동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토큰시장의 수익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플랫폼 구축을 위한 투자에 망설이자 코스콤이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코스콤은 공동 플랫폼을 운영할 경우 증권사들간의 비용 분담으로 시장 진입 비용이 대폭 절감하고 자체 플랫폼 구축이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 등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코스콤과 협업하겠다는 증권사는 선뜻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초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눈치게임에 나선 양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장 없이 사업하는 단계라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하기보다 기술 경험하는 차원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비용이 많이 절감되고 여러 증권사가 모이면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도 확신이 서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대형 증권사간의 입장 차도 느껴진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STO협의체를 꾸리는 등 사업 준비에 발빠르게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ST 프렌즈', 미래에셋증권은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 KB증권은 'ST오너스', NH투자증권 'STO 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은 'STO 얼라이언스'라고 불리는 협의체를 꾸렸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코스콤과 협업할 경우 사업비용도 줄이고 블록체인망도 지원받을 수 있어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대형증권사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며 "자체 플랫폼을 희망하는 대형증권사 입장에선 코스콤이 주도하는 STO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데다가 공동망 개념이라 입맛에 따라 서비스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콤과의 협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건 조각투자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조각투자업체 관계자는 "조각투자업체는 발행, 유통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이미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코스콤과 사업이 겹치는 측면이 있다"며 "예탁결제원의 총량관리 시스템과 완벽하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시장의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을 위해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을 올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국회에서 법이 언제 개정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법제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말한 증권사 관계자는 "법 개정 전 사업을 하려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야 하는 등 절차상 문제도 복잡해져 상품 개발 등에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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