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 순매수 지속은 환율 추가 상승 우려가 적다고 해석될 수 있어서다.

4월 배당 시즌과 삼성전자의 분기말 배당까지 소화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 순매수를 이어가며 수급 상황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증시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코스피에서 5천360억 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만을 제외하고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왔다. 전일에는 5천억 원 넘게 사며 순매수 규모를 키웠다. 최근 1개월 동안 누적 순매수 규모는 2조 3천억 원에 달한다.

통상 환율 상승 국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 매수를 꺼린다.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같더라도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달러-원이 상승할수록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달러-원이 연고점 레벨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환율 추가 상승 우려가 크지 않다고 해석될 수 있다.

최근 1개월 간 투자자별 매매 동향
연합인포맥스 매매추이(3302)


외국인 증시 순매수는 수급상으로도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지난달 9조 원의 기말 배당과 이달 1.6조 원가량의 분기말 배당은 서울환시에서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적인 달러 매수 주체는 사라진 상황이다.

그런 만큼 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수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 등 달러 매수 요인이 상존하지만, 원화의 상대적 선방 가능성을 예상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까지는 배당금 역송금 등으로 커스터디 매수세가 강했으나 배당 시즌은 지나갔고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그간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원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이제는 키 맞추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 위험투자 심리가 부진하더라도 반도체 업황회복 기대감이 커지면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어서다.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2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코스피 순매수 금액 대부분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

한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반도체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는 국내 증시와 원화의 상대적 선방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라며 "최근 원화가 위안화 약세에 동조하지 않는데에는 외인 매수세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외국인 순매수는 그 물량만으로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끼치기도 하지만, 위험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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