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통해 불공정 거래 25건 검찰에 이첩

이복현 금감원장(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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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 패스트트랙(신속수사전환)을 통해 검찰로 넘어간 불공정 거래 사건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만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된 사건만 7건에 이른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된 사건은 25건이다. 취임 직전 1년간(2021년 6월~2022년 5월) 5건 미만의 사건이 패스트트랙으로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는데, 1년 만에 패스트트랙 처리 사건이 최소 5배 늘었다.

이 원장 취임 이후 처리된 불공정 거래 사건도 2배 이상 늘었다.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67건이던 불공정 거래 사건처리 수는 이 원장 취임 이후 1년간 136건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 내에선 검찰 출신인 이 원장 취임 이후 검찰과의 협업이 이전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공정 거래 136건 중 5분의1가량이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히 처리됐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할 만한 사건이 늘어난 데다가 이 원장 취임 후 검찰과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부분이 있어 패스트트랙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은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이 불공정 거래 사건을 조사하다가 사안이 중대하거나 긴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및 의결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검찰에 이첩하는 절차를 뜻한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검찰에 통보된 사건은 2017년 8건, 2018년 11건, 2019년 7건, 2020년 18건을 기록했고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20건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일성으로 불공정 거래 엄단을 내걸고 불법 공매도, 주식 리딩방, 사모 전환사채(CB) 등에 대한 집중 조사를 지휘해 왔다.

이 원장 재임 기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로 넘어간 대표적 사건이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의 쌍용차 '먹튀' 사건이다. 금감원은 쌍용차 인수 시도 과정에서 에디슨EV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을 지난해 7월 패스트트랙을 통해 서울남부지검에 넘겼고 기소까지 이어졌다.

2차 전지 대장주 에코프로 전·현직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 사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벌어진 카카오의 SM 시세조종 혐의 사건도 패스트트랙을 통한 검찰과 공조 수사가 이뤄졌다.

지난달 발생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과 주가조작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검찰이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패스트트랙 사건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다음 달 조사정보공유시스템을 가동해 금융위, 거래소와 제보·조사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자신의 '직'을 내걸고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달 23일 "제가 임명될 때 임명권자(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불공정 거래 엄단을 정책적으로 강조를 했기 때문에 과하게 말씀드리면 거취를 걸다시피 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 한 해 정책 사항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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