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선제적 하락 관리해나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유입된 단기 차익거래 성격의 채권자금이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13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2023년도 제10차, 통화정책방향)에서 "최근 유입된 일부 단기 차익거래 성격의 채권자금은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차익거래유인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해외투자 수요로 달러 초과수요가 지속돼 왔기에 차익거래유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3월 이후 유입된 차익거래자금은 만기도래 시 일부 자금이 재투자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비차익거래 자금은 어느 정도 지속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최근 우리 외환시장 변동성이 여타 국가에 비해 컸는데 우리 외환시장의 심도(depth)가 깊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시장의 깊이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미국 재무부의 일반계정 잔고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에 미 국채 발행으로 시장 유동성이 축소된다면 일시적으로 단기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금리와 관련해서는 시장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금리의 선제적 하락을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시장금리에 정책 기조의 조기 전환 기대가 일부 반영돼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과거 금리 인상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하락했으나, 이번 금리 인상기에는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 전환(pivot)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다른 측면이 있다"라면서도 "시장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이를 관리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은행채 금리가 기준금리에 비해 낮아진 데 따른 부담, 머니마켓펀드(MMF) 수신 감소, 정책당국의 은행채 발행물량 한도 확대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보수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기에, 6월 말이 가까워질수록 LCR 규제에 따른 영향이 일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 서비스 등 내수는 그리 나쁘지 않아 이러한 점이 근원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우리나라 기조 물가와 근원 물가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5월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 정도는 기존 전망에 이미 반영되어 있고 연내 큰 폭의 추가 인상을 전제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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