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달러화의 종말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세계 최대 신흥시장인 중국이나 인도가 달러에 대항하는 대체 통화를 출시할 가능성은 희박하거나 전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퍼스트 파이낸셜 뱅크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 수석 전략가는 20일(현지시간) 배런스 기고를 통해 "달러화 종말에 대한 논쟁은 52년 전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말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의 반복에 불과하다"며 "중국과 인도는 새로운 통화를 만드는 것보다 자국 통화를 국제화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달러화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특별히 진지하지도 않다"며 "중국은 글로벌 통화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보다는 금융 문제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는 데 만족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아르헨티나나 파키스탄과 같은 어려운 국가들과 스와프 라인을 맺어 달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있다.

챈들러 수석은 중국이 달러에 심각한 도전을 가할 수 있는 세 가지가 있다고 전했다.

우선, 통화를 자유롭게 교환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CNY)는 다른 주요국 통화처럼 공항에서 구매할 수 없으며 자본 흐름은 고도로 규제된다. 오히려 역외 위안화(CNH)가 더 자유롭게 거래된다. 챈들러는 "위안화가 국제 통화가 되려면 역외 변종 통화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중국은 미국 국채와 경쟁하기 위해 깊고 투명한 국채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중국 정부채는 대부분 지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재무부의 지방채 추정치는 약 14조3천억 달러에 달하지만, 중앙정부 부채는 약 3조7천억 달러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외국기업과 정부가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더 쉽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딤섬 채권(홍콩에서 외국인들이 위안화로 발행)이라 불리는 역외 위안화 채권 시장이 존재하지만, 주요 사용자는 중국 기업과 정부이며, 동남아시아 등 소수의 외국 정부만이 딤섬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했다. 판다 채권(중국에서 외국인들이 위안화로 발행) 시장은 약 600억 달러로 더 미미한 수준이다.

챈들러는 "더 깊은 판다 채권 시장은 교환할 수 있는 통화와 더 크고 투명한 국채 시장과 함께 중국이 진정으로 달러화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구성요소"라고 강조했다.

콜린 와이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경제학자는 "미국과 지정학적으로 덜 연계된 국가들이 달러화에 대한 의존을 줄인다 해도 달러의 지배력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챈들러도 미국 달러에 대한 위협은 중국의 침략이 아니라 최근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서 보듯이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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