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과 후보 4명 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26일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종료 후 임종룡 회장과 은행장 후보자 4명이 간담회를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는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왼쪽부터),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임종룡 회장, 조병규 은행장 최종 후보자,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2023.5.29 [우리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행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가 밀려나 짐을 쌌던 우리은행의 이석태·강신국 전 부행장이 자회사 대표로 복귀한다.

'세대교체' 바람 속에 지난해 말 김범석·기동호 부행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우리은행을 떠났지만, 전문성과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임종룡 체제'에서 자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우리저축은행과 우리PE자산운용 대표에 이석태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지난해 우리은행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다 밀려난 이석태·강신국 전 부행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컸었다.

곧바로 자회사 CEO 자리로 갈 것이란 시각이 많긴 했어도 다양한 내부 변수들이 많아 섣불리 예단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분인 만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니즈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행장 경쟁에 뛰었던 인사들도 전문성만 있다면 남아 제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시그널을 준 점도 매우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 인사에서는 이석태·강신국 부문장을 포함한 총 6명의 임원이 임기를 끝내고 물러났다.

특히, 내부에선 이석태·강신국 전 부행장의 퇴진을 두고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들은 은행에서 핵심인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이끌고 있었던 데다, 전략과 IB 등 다양한 부문에서도 전문성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행장 경쟁 이후에도 임 회장이 후보들을 '함께 우리금융의 미래를 이끌 동반자'로 지목하면서 '임종룡 체제' 내에선 상당기간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금융권 안팎에선 특히 강 전 부행장의 우리PE 행을 이례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우리PE의 경우 외부 전문가 출신인 김경우 대표가 지난 6년간 성과를 도출했던 만큼, 일각에선 연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그간 은행 출신과 외부 전문가의 역할에 명확한 차이를 뒀던 임 회장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김경우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외부 출신이 바통을 넘겨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전 부행장의 경우 은행 출신이지만 IB와 자금시장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던 점을 특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과 종금 확대에 더해 증권업 라이선스 인수를 통해 IB 부문을 대폭 키우겠다는 게 임 회장의 생각인 만큼, 외부 출신인 남기천 대표에 더해 전체 시너지를 함께 고려해 줄 내부 출신 인사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석태 전 부행장이 맡게 된 우리저축은행 또한 향후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최근까지도 저축은행업계 내 위기가 지속되면서 업권 재편에 대한 니즈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저울질 하다가 최종 철회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둘러싼 위기가 갈수록 커지면서 업권 재편을 위한 인수·합병(M&A) 판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전략과 영업 부문 모두에 강점을 지닌 이 전 부행장을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