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피투자사에서 GP-LP 관계로 발전
해외 확장 노리는 양사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크래프톤[259960]이 인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

게임 서비스에 더해 IMM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인도 펀드에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해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과거 투자사와 피투자사 관계였던 IMM인베스트먼트, 크래프톤이 펀드의 운용사(GP)와 LP로 만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크래프톤 인도 전략
[출처: 크래프톤 2023년 연간 실적발표 자료]

 


20일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IMM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인도 펀드에 약 10억원을 출자했다.

전체 펀드 규모는 약 230억원이다. 크래프톤은 10% 규모의 캐피탈콜(23억원)이 이뤄지자 44% 지분을 책임지는 앵커 LP로 펀드에 참여했다.

해당 펀드는 인도의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 결성과 출자는 해외, 특히 인도 사업 확장을 노리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된 인도는 2070년까지 인구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인구가 지탱하는 거대한 내수시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95%가 해외에서 발생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게임 유통(퍼블리싱)과 e스포츠 대회 운영 등 게임과 관련 산업 전반에서 기회를 발굴할 방침이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2021년부터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투입한 누적 투자금은 약 1억7천100만달러(약 2천300억원)에 달한다.

IMM인베스트먼트
[출처: IMM인베스트먼트]

 


지난해 싱가포르 사무소를 설립한 IMM인베스트먼트도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동남아시아와 인도 지역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당장 대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보다는 현지 파트너 확보와 시장 분석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IMM인베스트먼트와 크래프톤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IMM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 창업 초기인 2009년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투자에 나섰다. 벤처캐피탈(VC) 단계부터 그로쓰에쿼티(성장자본)까지 투자가 이어졌다.

2021년 8월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크래프톤은 IMM인베스트먼트의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 남았다.

크래프톤을 국내 시가총액 1위 게임사로 키워낸 IMM인베스트먼트가 크래프톤을 펀드의 LP로 확보한 것을 두고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올해 게임 지식재산(IP)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사업보고서 자금 지출 계획에서 올해 예상 투자 규모가 약 7천6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3천200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구체적으로 게임 스튜디오와 IP 확보에 4천200억원, 기술 및 인프라에 1천500억원, 게임 관련 산업 간접 투자에 1천900억원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 IPO를 통해 2조7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는데,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약 1조8천억원을 지출했다. 아직 9천억원 내외의 자금이 남아있는 셈이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지난해 약 6천600억원의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했음을 감안하면 투자 재원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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