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에 노르웨이 국부펀드 '반대' vs 캘퍼스 '찬성'
'지분율 9%' 국민연금 판단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금호석유화학[011780] 정기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자기주식 소각과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의안을 두고 글로벌 연기금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주요 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사회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9%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판단에 관심이 모인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출처: 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

 

21일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의 의결권 공시에 따르면 NBIM은 오는 22일 오전 개최될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소각과 정관 변경,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의안에 모두 반대했다.

 

반면 이사회가 제시한 정관 변경안과 5명의 이사 후보자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했다.

NBIM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천억달러(2천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약 0.6%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달리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세 가지 주주제안에 모두 찬성했다.

그러면서 캘퍼스는 이사회가 내놓은 지난 회계연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최도성 사외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캘퍼스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약 4천600억달러(6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다.

캘퍼스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서 "우리는 이사회의 감독 수준과 회사의 법적·재무적 리스크 등을 검토한 뒤 주주제안을 건별로 살핀다"고 밝히고 있다.

NBIM과 캘퍼스는 지난 15일 열린 삼성물산[028260]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매입 등 주주제안에 공통으로 찬성표를 던졌지만,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주총회일에 앞서 투표를 마치자 시장의 관심은 9%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으로 쏠린다.

국민연금은 21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어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대체로 국민연금이 이사회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도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주제안 찬성을 권고하고, NBIM과 캘퍼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해외 주요 연기금들이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과 달리 이사회의 편에 섰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이사회의 배당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며, 주주제안인 자기주식 취득 건은 규모가 과다하다고 의결권 행사 근거를 설명했다.

이번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사회안에 찬성을 권고한 데다 기관투자자들의 판단도 분산되면서 국민연금이 이사회를 지지할 공산이 더욱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의 위임을 받아,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립하고 총수 일가의 우호 지분 확보 목적 자기주식 활용을 방지하겠다며 주주제안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차파트너스는 '3% 룰'이 적용되는 분리 선출 사외이사로 김경호 후보자를 추천하고 2년에 걸쳐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18.4%)을 전량 소각하는 등의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이사회는 2020년 말과 비교해 모든 구성원이 교체된, 완전히 쇄신한 이사회"라며 "(차파트너스가 문제 삼는) 박찬구 이사는 2021년 5월 사임했고, 박준경 이사는 사법·행정적 이슈가 없는 이사"라고 반박했다.

또 보유한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절반을 3년에 걸쳐 소각하고 나머지 절반은 재무탄력성 확보를 위해 남겨두되, 경영권 방어 등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형태로 처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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