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민의힘이 서울 강남병에 공천한 고동진 후보(전 삼성전자 사장 겸 IM부문장)는 인재 영입 단계에서 이미 여론의 큰 관심을 받을 정도로 대중에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고 후보가 삼성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신화'를 주도한 전자 업계의 대표적인 얼굴이기 때문이다.

고 후보는 서울 태생으로 서울 경성고·성균관대를 졸업했고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무선사업부문장(사장) 등을 거쳤다.

사장을 지낸 이후 고문으로 재직하던 고 후보는 지난 1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삼고초려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고동진 전 사장 소개하는 한동훈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소개하고 있다. 2024.1.22 xyz@yna.co.kr

 

인사말 하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22 xyz@yna.co.kr

 

◇강남병 후보지만 전국구 역할도…1호 법안은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을

 

21일 국회에 따르면 고 후보의 공천 지역구인 강남병은 국민의힘의 아성(牙城)으로, 단수 공천을 받은 데다 전국적인 인지도까지 있는 고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곳으로 평가된다.

고 후보는 애초 비례대표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여당 텃밭인 지역구에 공천받는 대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부위원장으로 합류해 다른 후보들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는 역할도 병행하게 됐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간판스타이자 유능한 기업인이라는 고 후보의 이미지를 지역구에만 묶어두지 않고 총선에 활용하는 셈이다.

고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추진하겠다고 밝힌 1호 공약은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이다.

고 후보는 지난 18일 경기 남부권역 국민의힘 후보들의 합동 총선 공약 발표식에 참석해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는 22명의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 후보는 "반도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규제 개선과 지원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며 "우리 모두가 국회로 들어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특별법 제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은 경기 남부 권역인 수원·성남·용인·화성·오산·평택·이천·안성 등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지정하고, 규제 완화 및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 후보의 지역구인 강남병으로 눈을 돌리면 현안으로 은마아파트와 미도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문제 등이 있다.

토지거래허가 문제란 강남병 지역의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서, 이 지역의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를 적용받는 것을 말한다.

그 밖에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개발도 주요 사업이다. 삼성동 코엑스(COEX)와 앞으로 들어설 현대차의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를 영동대로 지하공간과 연결해서 국제업무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복합 개발 계획이다.

◇위기도 있었던 '갤럭시 신화'…정치인 고동진은 '청년의 멘토'

고 후보는 삼성전자에서 보낸 인생의 1막에서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폴더블폰, 간편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 등을 만들어낸 '갤럭시 신화'를 썼다.

그러나 갤럭시 신화에는 그늘도 있었다.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의 폭발 사고와 이어진 전량 리콜·단종 사태다.

고 후보가 작년에 집필한 저서 '일이란 무엇인가'를 보면 고 후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사장인 내가 무너지면 십수만의 임직원을 실망시키게 될 것이었다"며 "부끄러움을 안은 채 무너질 수는 없어서 마음속으로 '투명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지고 회사를 떠난다'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당시 사태는 외신에서도 '위기(crisis)'라고 표현할 정도로 파장이 엄청났지만, 리콜과 단종을 결정한 삼성의 책임감 있는 대응은 소비자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끌어냈고, 결과적으로 갤럭시의 브랜드는 더 탄탄해졌다.

고 후보는 이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했던 자기 경험을 살려 청년의 멘토가 되고 싶어 한다.

고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밝힌 포부 역시 정치인으로서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다짐이었다.

고 후보는 "지난 7월 책을 쓰고 20~40대 청년들과 독서 모임을 하면서 청년들이 가진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삼성을 떠나면 젊은 후배들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온 만큼 국회에서 일하게 되면 첫 화두는 청년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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