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주(25~29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연고점을 재차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비둘기파적이었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달러 강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유럽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며 달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엔화와 위안화 약세 역시 달러-원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과 수출 개선 기대감 등은 달러-원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달러-원이 연고점에 근접함에 따라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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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파 FOMC에도 强달러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전주 대비 7.90원 상승한 1,338.40원에 마감했다. 비둘기파적 FOMC에 1,32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고 낙폭을 그대로 되돌렸다.

실수요보다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연동한 역외 매수가 강했다.

유럽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며 달러를 밀어 올렸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주요 선진국 중 처음으로 금리를 내렸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통화도 부진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도 약세를 이어갔고 위안화 가치도 급락하며 원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원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원 1개월물은 1,342.75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연고점인 1,346.70원에 바싹 다가섰다.

◇외인 증시 순매수 기대…당국 경계감도 변수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3거래일간 코스피에서 3조4천억 원가량 주식을 샀다. 환율 일간 변동성이 극심한데도 반도체주 중심으로 순매수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달러-원 상승세도 제한될 수 있다.

수출 개선 기대감도 원화에 우호적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간한 '한국 3월 수출 실적 및 전망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향후 우리나라 수출 증가 모멘텀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2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8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했고 중국의 올해 2월까지 누적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예상치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의 2월 PCE 물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근원 PCE 물가가 둔화 추세를 이어간다면 달러 강세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PCE 물가 이후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도 시장 관심사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BOJ의 개입 가능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1엔을 웃돌아 2022년 일본 외환당국 개입 수준에 근접했다.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 등은 구두 개입성 발언을 연이어 내놓는 등 경계감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던 FOMC에도 달러가 강하다. 강한 미국 경기와 그에 반해 부진한 유럽 경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달러가 꺾이기 어려워 보인다"라면서도 "BOJ의 개입 가능성 등은 달러-원에 하방 요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외환당국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 당국은 1월 중순 달러-원이 1,340원대에 진입하자 미세 조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이벤트는

25일 월요일에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연설도 있다.

26일에는 중국 보아오 포럼이 시작된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 기업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다.

28일 아침(한국시간)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뉴욕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발언한다. 일본에서는 금융정책결정회의 요약본이 공개된다. 독일의 2월 소매 판매와 3월 실업률도 공개된다.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도 나온다.

29일에는 한국은행의 지난해 연차보고서와 4분기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내역이 공개된다.

일본에서는 2월 소매 판매와 3월 CPI가 발표된다.

미국과 영국의 금융시장은 '성 금요일'으로 휴장하는 사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3월 CPI가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토론도 예정돼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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