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의 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는 내림세지만 달러는 오히려 강해졌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유로화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완화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FOMC 이후 달러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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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104.3선을 가리키고 있다. FOMC 이전인 103.8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 수준에서 4.23%로 하락했다.

FOMC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며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에 모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으나 달러 가치는 점차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보다 ECB가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유로존 전반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와 달러의 디커플링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이 6월 금리를 내리더라도 달러 약세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하지 않는 상황은 미국과 유럽이 유사하지만, 유로존의 경기 부진이 더 심각해 ECB가 연준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연준의 6월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달러 약세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이미 70%가량 반영돼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급격한 침체에 따른 인하가 아니다"라며 "양적 긴축이 동반되고 있기에 달러 약세 재료로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2019년 보험성 금리 인하 당시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로존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를 고려하면 일방적인 달러 약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CB는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독일의 성장이 기대 이하라는 점도 언급했다.

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전환도 중국 경기와 금리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화가 대내보다 대외 요인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원 하단도 크게 낮게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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