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703억원 규모 '패키지 딜' 없던 일로

(화성=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미사이언스[008930] 이사회 진입에 실패한 OCI그룹이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 중단을 선언했다.

OCI홀딩스[010060]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미그룹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OCI와의 통합에 반대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압승을 거두며 통합이 최대 위기에 직면하자 곧바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미-OCI
[출처: 한미약품]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 형제 측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조건이 크게 바뀌면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주와 신주 거래, 현물출자 등 '패키지 딜'을 조건으로 OCI홀딩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는데, 중요한 조건이 바뀔 경우 새로 검토해야 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OCI는 주주총회 결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통합 지지 4인, 반대 5인으로 구성되면서 이사회 내에서도 주도권을 잃을 처지였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이우현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들은 모두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아울러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직접적인 갈등은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종훈 형제 사이에서 벌어졌지만, OCI 입장에서도 껄끄러운 사이인 형제 측과 공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 기업 사이의 경영 통합으로 주목을 받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양사는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한미그룹은 통합 지주사의 탄탄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과 임상에 도움을 받고, OCI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을 바라봤다.

OCI그룹은 기존에 영위하던 제약·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고, 한미의 성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이우현 회장은 "한미는 연구개발(R&D)을 워낙 잘하고 전력을 다하는 회사"라며 "한미에서 진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를 적기에 지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와 OCI 그룹 간의 거래가 중단되며 총 7천703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구주 매각과 현물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OCI그룹과 통합 관련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2024.3.25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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