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유로화는 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이집트 소요 사태 확산 우려가 부각돼 미국 달러화에 낙폭을 확대했고 엔화에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오전 10시58분(뉴욕시간) 현재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전날보다 유로당 0.0027달러 낮아진 1.3803달러를, 엔화에도 유로당 0.07엔 밀린 112.47엔을 각각 기록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0.10엔 높은 81.44엔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유로화가 3개월 이래 최고치인 1.3862달러까지 상승한 데 따른 이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데다 이집트 소요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재부각됐다고 말했다.

또 익일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융통화정책회의가 열리는 데다 주말에 미 노동부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적정 수준의 유로 포지션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유로화에 하락압력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내각 개편, 차기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반(反) 정부 시위를 잠재우려 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편, 반정부 시위 9일째인 이날도 "무바라크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수천명의 친(親) 무바라크 시위대가 진입하면서 양측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흐리르는 이집트어로 `해방.자유'를 뜻하며 타흐리르 광장은 이번 사태를 맞아 그야말로 자유와 해방의 광장이 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도심 외곽에서 세를 불리기 시작한 친 무바라크 시위대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2시께부터 반정부 시위대가 포진한 해방광장으로 접근을 시도했고 군이 수수방관하는 가운데 반 무바라크 시위대와 충돌했다.

이들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듯 이집트 국기와 쇠파이프, 몽둥이, 돌멩이와 벽돌 조각 등을 소지한 채 해방광장에 진입했고 반 무바라크 시위대를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멩이와 벽돌 조각을 던졌다.

반 무바라크 시위대도 돌멩이를 집어던지며 반격에 나서는 등 양측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전날 수십만명이 운집한 가운데서도 평화적 집회가 진행됐던 것과 달리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경찰을 대신해 치안유지 역할을 맡았던 군이 수수방관하고 경찰은 찾아보기 힘든 '공권력 공백' 속에 친-반 무바라크 시위대 사이에 유혈충돌이 발생하자 무바라크 대통령이 관제시위를 이용한 혼란 조장이라는, 고도의 술수를 쓰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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