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주택시장이 다시 한 번 시스템리스크 앞에 놓였습니다. 1997년과 2008년이 금융쇼크에서 시작됐다면 이번에는 조선업종에서 번진 기업 구조조정이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경상남도와 울산 지역 주택시장은 침체의 조짐이 역력합니다. 두 번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소득절벽의가계가 마지막 보루인 주택 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이 주택시장의 불씨를 키웠고 어떻게 해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연합인포맥스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한동안 활황세를 보이던 지방 주택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남과 울산 등 선두권에 서던 지역들도 조선업 경기에 한풀 꺾이는 등 향후 구조조정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고했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지방 전세가격 주간변동률은 -0.01%로 3년 10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수급난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전세가격 하락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은 신규 입주가 몰린 대구, 경북 외에 조선업 경기 침체로 울산, 경남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울산은 우정 혁신도시가 있는 중구는 0.14% 올랐지만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동구는 무려 0.61%나 곤두박질쳤다.

경남은 거제 -0.33%, 창원 진해구 -0.22%, 통영 -0.04% 등 대형조선업체 밀집지역이 지역 평균인 -0.01%를 밑돌며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이는 매매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울산 동구 -0.51%, 경남 거제 -0.29%로 지방 매매가격 주간변동률 최저치를 차지했다. 창원 진해구도 -0.15%로 하위권에 자리매김했다.

향후 기업구조조정이 조선업에서 전 산업으로 확대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셈인데 집단대출 등 시스템리스크는 오히려 확대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집단대출 잔액은 112조 8천억원(잠정)으로 작년말 110조 3천억원보다 2조 5천억원 늘었다. 이는 최근 3년간 분기별 평균증가액 5천억 원의 5배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1~2월은 비수기로 집단대출이 감소하는데 작년, 올해가 다른 모습을 보인 것도 이례적이다.

최근 4년간 1~2월 집단대출 추이를 보면 2013년 -1조2천억원, 2014년 -7천억원이었으나 2015년 5천억원에서 올해 2조 5천억원으로 증가폭도 확대됐다.

작년 1분기 5만 7천건이던 아파트 분양승인건수는 2분기 16만건, 3분기 11만 6천건, 4분기 19만건, 올해 1~2월 3만 1천건으로 이어졌다.

집단대출도 이에 맞춰 작년 1분기 17조 1천억 원, 2분기 18조 9천억 원, 3분기 21조 8천억원, 4분기 18조 2천억원, 올해 1~2월 12조 1천억 원의 흐름을 보였다.

국책연구기관도 이런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기존 주택과 달리 신규 주택에 대한 집단대출 규제는 예외 조항으로 간주되는 규제 차익으로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며 "준공 이후 개인대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상환여력이 취약한 차주가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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