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새벽에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제전망 요약(SEP)은 꿈자리만큼이나 뒤숭숭했다. 성장률 전망(1.4%→2.1%),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2.4%→2.6%), 실업률 전망(4.1%→4.0%)은 금년 들어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 흐름으로 볼 때 예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점도표(dot plot)의 금년 중 금리인하 전망 중간값(median)이 3회로 유지된 것은 이러한 경제 전망들과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금리인하 횟수 전망이 줄어들 것을 예상했던 금융시장은 안도하고 환
밤낮으로 일하던 1990년대 초 어느 날 늦은 저녁, 담당 책임자가 '중앙은행의 가장 기본적 업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뜬금없는 질문에 발권, 즉 화폐 발행이라고 답을 했으나 그는 '환(換)'이라 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멀리 있는 채권자에게 현금 대신에 어음, 수표, 증서 따위를 보내어 결제하는 것'이라는 국어사전의 정의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지난 학기 경제원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와 동전, 즉 현금보다 은행이
연말 연초 벽걸이 달력을 새것으로 바꾸어 달 때면 새해의 운을 점치게 된다. 2024년 갑진년에는 행운이 함께 할까. 그 어느 때보다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갈망이 크다. 지난해 10월 및 12월 두 차례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금융시장에 강세 심리가 자리 잡히는 계기가 되었다. 장기 시장금리가 동 회의가 끝나고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하락 기조가 굳어졌다. 10월 말경 5%를 넘보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두 달여 만에 3.9% 아래로 내려앉았다. 8월 이후 급등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낙하하였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우리는 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화와 충격에 둔감해졌는지 모른다. 잦은 변동성은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순환적이면 견디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추세적이라면, 한 세대를 넘어가는 새로운 시대의 징조라면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해야 한다. 얼마 전 '글로벌 마이너스금리 채권 시대 종료 임박'이라는 제목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한때 4천여개에 달했던 글로벌 마이너스금리 채권이 지난 11월 8일 8개로 감소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 결과 경제전문가들이 미국 경제의 1년 뒤 침체 가능성을 61%에서 54%로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발표하는 경기침체 확률도 5월 말 71%를 정점으로 8월 말 61%까지 낮아졌으며, 9월 초 골드만삭스는 내년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20%에서 15%로 낮추기도 했다. 소위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큰 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하락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