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단에 따라 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8일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가 낮아 금리 인상이 이르고 추가 완화를 하기에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한은의 예상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도 대표적인 대외 불확실성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에 따라 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달라질 것으로 점쳤다. 주된 관심사로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영향이 꼽혔다. 이 총재는 이미 이달 금통위에서 이에 대한 정보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확보한 데이터가 제한됐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금리가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워낙 낮아져 추가 강세가 쉽지는 않지만, 금통위만 보면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도비시하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며 "매파라는 이미지가 확고한 총재가 경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만으로 채권매수세는 안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의 영향을 지금은 판단하기 어려워 더 지켜본다고 할 수 있는데 내수 부진 우려를 자극해 장기물이 좀 더 선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중점적으로 진단되면 베어 스티프닝(전체적인 채권 금리 상승 속에 장기물 금리가 더 올라가는 현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 총재가 중국 경기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발언을 했는데 실제 최근 중국 경제지표는 우려보다 견조했다"며 "수출 호조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주변 여건이 더욱 개선된다는 측면을 강조하면 금통위는 당분간 채권 약세재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이 외국인 수급을 변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금통위를 앞두고 원화 강세가 심화하고 있는데, 지난 금통위에서 이 총재의 발언이 구두개입성 역할을 해 환율을 끌어올렸다"며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환율에 연동하는지 시험해볼 기회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