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소매업종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옴에 따라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와 이탈리아·스페인 등 재정취약국 국채 매도세 지속으로 상승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5월 금융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6월물 만기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둔 가운데 뉴욕증시 약세로 소폭 하락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하반기와 내년에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면서 Fed가 머지않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그러나 금리 인상은 자산매입을 종료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긴축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릴 것이라면서 최종 금리도 과거의 4.25% 수준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들리 총재는 오버나이트 역레포(reverse repo) 등 향후 긴축에 필요한 정책 도구에 대한 테스트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날에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발표될 예정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소매업종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옴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37.55포인트(0.83%) 하락한 16,374.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2.25포인트(0.65%) 밀린 1,872.8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92포인트(0.70%) 떨어진 4,096.8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홈디포와 스테이플스 등 소매업종의 실적 실망감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증시에서는 최근 투자자들이 방어주로 갈아타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약보합세로 출발한 주가는 장 중반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주가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제가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현재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이 너무 느린 것일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장중 저점을 찍었다.

사무용품 판매업체인 스테이플스는 1분기 주당 순익(특별항목 제외)이 18센트를 나타냈다고 밝혀 시장의 예상치 21센트를 밑돌았다. 이에 주가는 12.6% 밀렸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업체인 홈디포는 1분기 주당 순익(특별항목 제외)이 96센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99센트를 예상했으며 주가는 1.9% 상승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와 이탈리아·스페인 등 재정취약국 국채 매도세 지속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4시(이하 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3bp 낮아진 연 2.512%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0.5bp 떨어진 3.381%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5bp 빠진 1.513%를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연방준비제도(Fed)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을 앞둔 데다 뉴욕증시 약세로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지난주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며 숏커버가 일어 국채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날은 숏커버가 거의 없어 국채가격 움직임이 제한됐다.

그러나 뉴욕증시 낙폭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어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숏커버가 더는 국채가격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는 대부분의 숏세력들이 숏커버를 마무리한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스테이플스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돼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이후 오후 1시께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단기금리 인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더들리 총재가 밝힌 때문이다.

더들리는 또 단기금리 인상 뒤에도 Fed의 모기지담보증권(MBS)에 대한 재투자 지속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들리 발언과 관련, CRT캐피털그룹의 이언 린젠 선임 금리전략가는 Fed의 출구 전략에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됐다면서 Fed가 다음 통화정책 단계에서는 국채와 모기지 금리에 대해 분리 대응하려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오후 12시30분께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Fed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상승할 것이라면서 단기금리 인상은 많은 사람이 예측하는 것보다 빠른 시기에 인상되길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플로서 총재는 실업률이 6.2% 아래로 하락할 것이며 6% 아래로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 성장률은 3% 안팎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로서는 미국의 주택시장 펀더멘털이 여전히 건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취약국 국채를 매도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 역시 국채가격 오름세를 지지했다.

이날 10년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3.107%로 상승했고 동일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역시 3.217%로 높아졌다. 2012년 두 국채 모두 6% 위에서 움직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던 것도 국채가격의 움직임을 제한했다면서 여기에 오는 6월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데다 다음날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기 때문에 큰 포지션 조정보다는 관망세를 취하는 모습이 장중 내내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가 이날 10년만기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5월 금융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33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50엔보다 0.17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8.8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9.14엔보다 0.30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70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09달러보다 0.0007달러 내렸다.

BOJ가 이번 회의에서 기존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은 일본의 소비세율이 지난달 5%에서 8%로 인상된 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BOJ의 평가가 어떨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지표는 대체로 긍정적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BOJ가 기업 투자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투자에 대한 경기평가가 상향된다면 단기적으로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작아진다. 기업 지출이 소비세 인상으로 위축된 소비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오후 1시께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달러화가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단기금리 인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더들리 총재가 밝혔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는 여전히 낮은 미국 국채수익률에 따른 국채 매력도 약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 완화에 의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BOJ의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달러화 약세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최근 유로존 재정취약국들의 국채 매도세가 강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국채가 싸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은행은 만약 신용평가사의 이들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단행된다면 재정취약국들의 국채 매수세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A-메릴린치는 이번 주말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오는 22∼25일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와 다음 달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은행은 강조했다.

최근 재정취약국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나타나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각각 연 3.00%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였다.

크레디아그리꼴의 한 외환전략가는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자산매니저와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의 유로화 매물이 지난주에 대규모로 출회됐다면서 이는 빠르면 오는 6월 ECB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채택 가능성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의 미 경제지표 예상치 하회로 Fed의 경기조절적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에 편승한 민간 거래자들과 일부 헤지펀드 등의 달러 매도세가 유로화의 대 달러화 움직임을 제한했다고 그는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6월물 만기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둔 가운데 뉴욕증시 약세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 마감 뒤 만기인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센트(0.2%) 낮아진 102.44달러에 마쳤다.

반면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7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22센트(0.2%) 높아진 102.33달러에 끝났다.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는다. 다음날 오전에는 에너지정보청(EIA)이 같은 기간의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다.

에너지 정보제공업체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3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5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25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결과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 조정을 꺼리는 관망 분위기가 장중 내내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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