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보였음에도 지정학적 우려가 상존해 혼조세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선진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영란은행(BOE)이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인 가운데 단기물은 상승하고 장기물은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는 이렇다 할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에 강보합세를 보였고, 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공개된 BOE의 7월 의사록은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BOE의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들은 금리를 지나치게 빨리 올리면 영국 경제가 충격에 취약해진다는 데 모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BOE가 기준금리를 언제 인상할지에 대해 결정한 바 없다면서 첫 금리 인상 시기는 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재는 영국 경제가 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수년 동안 끊임없는 역풍에 시달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세력들이 우크라이나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가자지구의 희생자는 모두 660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도 4천300명을 넘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자국 항공사를 상대로 한 24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운항 금지 지시를 하루 더 연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등락이 엇갈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6.91포인트(0.16%) 하락한 17,086.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3.48포인트(0.18%) 상승한 1,987.01에 끝나 지난 3일 이후 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68포인트(0.40%) 오른 4,473.7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혼조세로 출발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애플 등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술주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따라 투자자들은 어닝시즌에 관심을 고정시켰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정학적 불안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경기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날 장 마감 후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 주당 순익이 1.28달러로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2.6% 올랐다.

보잉은 2분기 순익이 52% 늘어났다고 발표했으며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보잉의 주가는 그럼에도 2.3% 밀렸다.

전문가들은 보잉이 항공기 수주 등의 측면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정학적 여건에 따라 회사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면서 이런 우려가 부각돼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펩시코는 2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고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주가는 1.9% 상승했다.

델타항공은 2분기 순익이 17% 증가했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3.9%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분기 순익은 예상을 밑돌았으나 매출은 예측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장 마감 후 페이스북은 2분기 주당 순이익이 0.42달러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BOE의 비둘기파적 의사록과 지정학적 불안정 상존에도 소폭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툴렛프레본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4bp 높아진 연 2.46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8/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1.3bp 상승한 3.265%를 보였다.

반면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5bp 하락한 1.650%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BOE의 7월 의사록이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인 데다 지정학적 불안정이 상존해 개장 초부터 국채 매입세가 일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이익실현성 매물이 나와 장기 국채가격은 소폭 반락했다.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친 시장의 예상과 달리 BOE 위원들은 금리를 지나치게 빨리 올리면 영국 경제가 충격에 취약해진다는 데 모든 위원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카니 BOE 총재 역시 이날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아 국채가격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정학적 불안정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안정이 국채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독일과 일본 대비 수익률이 높은 미국 국책의 매력도 국채가격 상승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1.149%를, 동일만기 10년만기 일본 국채수익률은 0.537%를 각각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4% 아래로 내려앉는다면 2.25%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의 국채수익률 하락에도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은 올 연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 부재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4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46엔보다 0.02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463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65달러보다 0.0002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6.6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과 같았다.

달러화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 부재로 유로화와 엔화에 장중 내내 극도로 좁은 폭에서 등락했다.

이날은 BOE의 의사록이 외환시장의 최대 이슈였다.

BOE의 의사록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어서 미국의 단기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고 파운드화의 대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마크 카니 BOE 총재가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자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낙폭을 확대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당 1.704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7065달러보다 0.0021달러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남은 기간의 성장률이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IMF는 1분기 부진한 성장률을 이유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18개월 사이에 미국의 성장률이 3%를 웃도는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3센트(0.7%) 오른 103.12달러에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7월1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400만배럴 감소한 3억7천10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260만배럴 감소를 상회한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340만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 역시 160만배럴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120만배럴과 180만배럴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6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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