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정부가 30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 공고를 내기로 하면서 민영화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이지만 현재 교보생명 외에는 일부 국내외 사모펀드 정도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민영화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중 안정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30%에 대한 일반 경쟁 입찰 공고를 낸다.

나머지 26.97%의 소수 지분은 다음 달 하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소수 지분은 입찰자가 0.5~10%까지 원하는 물량과 매입 가격을 써내면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지분을 배정할 계획이다.

경영권과 소수 지분 모두 오는 11월28일 입찰을 마감한 후 경영권 지분만 따로 오는 12월 초 본입찰을 진행해 내년 1월 최종 입찰자를 선정한다.

정부가 이처럼 우리은행 지분을 경영권과 소수 지분으로 나눠 매각하기로 한 것은 과거 3차례 민영화가 실패한만큼 이번에는 관심 있는 투자자를 모두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수 의지를 내비치는 곳은 교보생명과 일부 국내외 사모펀드 정도다. 이 중 교보생명은 자금여력이 1조원대에 불과해 3조원대에 달하는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려면 재무적 투자자를 구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사모펀드 참여 가능성도 크지 않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먹튀 논란' 이후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에 시중은행 경영권을 넘기기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적격성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기도 하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 KB금융지주는 'KB 사태'로 최고경영자(CEO)가 공석인 데다 LIG손해보험 인수로 여력이 없는 상태다.

신한금융지주는 한동우 회장이 당분간 인수·합병(M&A)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처럼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권 지분 매각과 달리 소수 지분 매각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우리은행 소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26.97%의 소수 지분만 매각되고 30%의 경영권 지분은 유효 경쟁입찰에 실패한다면 우리은행 민영화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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