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올해 서울외환시장은 '글로벌 환율전쟁'이라는 먹구름 속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12월에는 은행간 외환시장에 원-위안 직거래가 개설되면서 서울환시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도 마련됐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원-위안 마켓메이커 은행을 위주로 앞으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준비상황과 내년도 환율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외환팀 =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열리면서 서울외환시장의 저변이 넓어졌다. 원-위안 시장은 달러-원 시장과 시너지를 일으키고 재미있는 시장이 될 것 같다."

하종수 외환은행 트레이딩부장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시장의 수요를 다양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활성화를 위해서는 초반에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시하는 시장조성자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유동성이 풍부한 중국계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주문했다. 특히 원-위안 스와프시장을 비롯해 파생상품시장이 하루빨리 마련돼 헤지 수요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부장은 내년 달러-원 환율 전망과 관련해 엔화 방향성에 가장 유의해야 한다고 꼽았다. 그는 현재 엔화 방향성이 혼란스러우며, 달러-엔 환율이 125엔에 도달하고 나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달러-원 환율은 내년 중반부터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하 부장과의 일문일답.

- 원-위안 직거래시장에 대한 전망은.

▲ 재미있는 시장이 될 것 같다. 이른바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 통화가 왕성하게 거래되는 시장이라는 점은 모양새도 좋다. 달러-원과 원-위안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가격을 만드는 시장은 달러-원 시장뿐이었다. 원-위안 직거래가 시작되면서 딜링룸과 고객수요가 다채로워지는 등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성숙한 서울외환시장에 원-위안이라는 역동적인 상품이 생기면서 기존 달러-원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면도 있겠지만, 없었던 수요를 창출하는 부분도 상당할 것이다.

- 원-위안 직거래 시장조성자로 선정됐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 원-위안 직거래시장은 초기 활성화가 상당히 중요하다. 시장조성은행의 하나이며 원-위안 직거래 개장식을 연 은행으로서 유동성 공급에 책임을 느낀다. 실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조성을 하면 은행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나, 기꺼이 그럴 용의가 있다. 외환은행은 지속 가능한 거래를 하려고 한다. 특히 시장조성은행들이 내는 양방향 비드(매수)/오퍼(매도) 스프레드가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 환율 간 재정거래 스프레드 안에 있어야 한다는 점은 지켜져야 한다. 시장조성은행의 가장 큰 역할은 계속해서 좁은 범위에서 경쟁적인 호가를 내는 것이다.

- 향후 원-위안 직거래시장의 과제는 무엇이라 보나.

▲ 현물환 거래가 어느 정도 진전되면 반드시 스와프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최소한 스와프 거래는 돼야 고객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는 체인(chain)이 완성된다. 원-위안 현물환 시장이 개설된 이상 스와프시장이 빨리 생겨야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위안화 단기금리 커브가 형성돼야 스와프시장이 만들어지지만, 아직 기준이 세워지지 않았다. 이 역시 시장조성자 은행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또 전반적으로 중국계 은행들이 위안화 유동성에서 국내은행보다 유리한 상황이므로 때문에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조성은행들은 책임을 다하고 인센티브를 요구해야 한다. 초기 성과에 따라 시장조성은행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할 수 있다. 개장 후 6개월이 중요하다.

- 원-위안 직거래시장의 성공 요소로 기업 무역결제가 중요하다고 꼽힌다. 기업 수요를 시장으로 유인할 방안은.

▲ 불과 4~5개월 만에 홍보가 많이 됐고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은 기업수요를 파악해야 한다. 중국 수출업체는 신용장을 달러로 받아왔지만, 위안화로 전환 가능하다는 곳이 꽤 있다. 위안화로 수출대금을 받았을 때 더 낮은 비용에 환전함은 물론 환차익까지 얻는다는 경험이 쌓이면 실물거래가 생각보다 빨리 활성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은행들이 주도적으로 노력해 은행간 시장을 활성화한다면 실수요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따라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부분의 예상보다 낙관적이라고 본다.

- 위안화 관련 파생상품 준비는.

▲ 직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원-위안 스와프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후에는 원-위안 장외옵션시장이 있어야 한다. 은행간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과 장외시장 참여자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은행간 파생상품 시장을 활용한 대고객 파생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헤지 상품은 기존 달러-원에서 헤지와 비용절감 효과가 만족스러웠던 상품을 위주로 개발할 것이다. 추가로 대고객 위안화 예금 등 투자 수요를 유치할 계획이다. 위안화 예금은 원-위안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설정해 놓은 환율 방향대로 가면 금리를 더 얹어주는 형식이다.

- 내년 달러-원 환율을 어떻게 전망하나.

▲ 원화와 엔화가 동조화됐지만, 원화가 엔화만큼 약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엔화 방향성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예단해서는 안 되며 내년 초까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 만약 아베노믹스가 실패해 일본 경기를 활성화하지 못한다면, 엔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내년 초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 해도 125엔이면 한계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달러-원 환율도 1,150원~1,170원선에서 방향을 아래로 잡지 않을까 한다.

주요 변수는 미국, 일본, 유로존의 통화정책 변화와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내년에도 공급위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러화가 올해 연말에 올랐고 내년 초까지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내년 2.4분기부터는 하향안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원-위안과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는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원화 환율이므로 상대통화가 달러화든 위안화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 두 환율 방향이 같을 것이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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