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9년 5월 이후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이 부각된 가운데 보합권 혼조세로 마쳤다.

국채가격은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으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달러화는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 등 외부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리비아의 갈등 고조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적 공급 우위 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3차 최종 투표에서도 대통령 선출해 실패해 다음 달 25일 조기총선을 치르게 됐다.

조기 총선이 시행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온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독정부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시리자는 긴축에 반대하고 있어 그리스의 기존 경제 개혁을 무산시키거나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인 국제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10년만기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9.36%까지 올라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이 부각된 가운데 보합권 혼조세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5.48포인트(0.09%) 하락한 18,038.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80포인트(0.09%) 높아진 2,090.5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5포인트(0%) 오른 4,806.91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S&P지수는 2거래일째 사상 최고치로 마쳤으며 올해 53거래일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이날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지수는 장 초반 주요 증시가 최고치 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쉬어가자'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그리스발 악재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다우지수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으며, S&P지수는 경기방어주인 유틸리티업종이 올라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유틸리티업종이 연말 모멘텀과 윈도 드레싱에 힘입어 오르고 있다면서 그동안 유틸리티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덜 오름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 후발주자인 유틸리티업종을 매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리비아 갈등 고조에도 공급 우위 장세 전망이 지속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1% 낮아진 53.61달러로 2009년 5월1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계속해서 원유의 과잉공급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 등에 반등하고 있다면서 WTI 가격이 머지않아 50달러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성탄절과 새해 연휴 사이에 휴가를 떠남에 따라 이날 거래량도 매우 한산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으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4/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0bp 내린 연 2.202%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1/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4.7bp 낮아진 2.772%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5.2bp 떨어진 1.708%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미국과 독일의 국채가격은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으로 개장 초부터 상승했다.

그러나 연말의 휴일 분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거래량이 감소해 과장된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상존해 있음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떨어진 0.549%를 나타냈다.

반면 유로존의 재정취약국인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2bp 오른 1.950%를 보였고, 동일 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 역시 0.9bp 높아진 1.673%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 고조로 안전자산 매입세와 월말에 따른 포트폴리오용 매수세로 국채가격이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유동성 축소에 따른 우려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장의 최대 이슈는 금리인상에 있어 인내심을 강조한 내년 1월7일 공개될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 등 외부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69엔을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0.39엔보다 0.30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154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178달러보다 0.0024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46.69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46.61엔보다 0.08엔 높아졌다.

이날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에도 유로화가 달러화에 상승폭을 축소했으나 약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28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데다 유동성이 축소됐고 이미 유로 숏포지션이 깊어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이 유로화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그리스발 불안정이 유로화의 1.22달러대 진입을 어렵게 했다.

그리스발 불안정이 지속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면적 양적완화(QE)를 빠른 시기에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화의 상승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후 들어 유로화는 그리스발 정치적 불안정이 재부각됨에 따라 달러화에 장중 강세를 접고 2012년 8월2일 이후 새로운 최저치인 1.2141달러까지 반락했다. 엔화에도 강보합권으로 내려앉았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달러화에 11% 이상 가치가 하락했으며 12월에만 2% 이상 낮아졌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총재이자 ECB 집행위원이기도 한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ECB가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내 놓았는데 어떤 이유로 추가적인 통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국채 매입(양적 완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계속 표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내년 전망을 토대로 한 거래를 시작한 듯하다면서 1분기에 달러화의 재상승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달러화의 강세를 견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리비아의 갈등 고조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적 공급 우위 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12달러(2.1%) 낮아진 53.6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2009년 5월1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가는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리비아의 최대 원유 터미널인 에스 시데르(Es Sider)의 6개 원유저장 탱크 중 3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유세프 유스피(Youcef Yousfi) 알제리 에너지 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요구했다는 AP의 보도 역시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리비아의 내전 격화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계 원유 물량은 계속 과잉 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가가 반락했다.

OPEC가 전세계적 공급 우위 지속에도 감산을 단행하지 않은 데다 미국의 산유량이 30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들어 유가는 46%가량 급락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대폭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말 연휴 분위기 지속으로 거래량이 평소 수준을 밑돌고 있다면서 이날은 리비아의 산유량 감소 우려에도 유가가 개장 초의 약세를 접고 반락한 것은 전 세계적 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과 같은 리비아발 소식은 일 년 전 만 해도 3달러 이상의 유가 상승을 견인했었다면서 그러나 전 세계 원유시장에 원유가 넘쳐 나고 있어 유가가 반등다운 반등도 못하고 반락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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