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예상치 못한 환율 하한선 폐기 조처에 요동쳤다.

유로화는 SNB의 전격적 조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부양책 전망으로 엔화와 미국 달러화에 급락했고, 스위스프랑화는 한때 유로화에 대해 30% 이상 폭등했다.

뉴욕 주가는 SNB의 전격적 조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고조와 유가 급락, 대형은행의 실적 부진 등에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지수 예상치 하회와 SNB의 금리인하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급등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인 연 1.718%를 기록했고,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371%를 나타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미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요 약화 및 미국의 높은 산유량 지속 전망에 4% 이상 급락했다.

SNB는 이날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한 환율 하한의 적용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 도입했던 환율 방어 정책을 3년4개월 만에 폐기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나왔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1만6천명으로 1만9천명 늘어나 추수감사절 이후 처음으로 30만명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켓워치 조사치 29만5천명을 웃돈 것이다.

1월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지수는 6.3으로 전달의 24.3보다 크게 낮아졌다. 마켓워치 예상치는 19.0이었다.

같은 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9.95로 급등해 마켓워치 전망치 5.0을 웃돌았다.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3%(계절 조정치) 하락해 3년여 만에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5%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 연설을 통해 미국의 견조한 성장에도 여전히 너무 여러 나라가 저성장률과 고실업률, 과도한 부채로 고통을 겪고 있어 올해 전세계 경제가 강력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를 향해 높아지는 것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미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예상치 못한 환율 하한 폐기와 유가 하락, 대형은행 등의 실적 실망 등 악재가 다수 나옴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6.38포인트(0.61%) 하락한 17,320.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8.60포인트(0.92%) 밀린 1,992.6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8.50포인트(1.48%) 떨어진 4,570.8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SNB의 전격적 조처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 우려, 주요 은행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여파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요 지수가 지난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임에 따라 반등 시도가 나타났으나 주가는 약세장으로 마쳤다.

이날 SNB는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한 환율 하한을 폐기하고 이로 인한 통화여건 긴축을 억제하고자 기준금리도 동시에 인하했다.

유로존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 내놓은 환율 방어 정책을 3년4개월 만에 폐기한 것이다.

이에 스위스 증시는 10%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으며 유로화는 스위스프랑화에 30%가량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스위스프랑화에 14%나 추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화됐다.

SNB의 전격 조처로 다음 주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얼마나 강력한 양적완화(QE)정책을 발표할지 시장의 관심이 고조됐다.

국제유가는 장 초반 달러화 약세에 큰 폭으로 올랐으나 미국의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옴에 따라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6% 밀린 46.25달러에 마쳤다.

개장 전 발표된 주요 은행의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분기 순익이 전년보다 9%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주가는 5.2% 밀렸다.

씨티그룹은 4분기 순익이 3억5천만달러로 1년 전의 24억6천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은행의 주가는 1.8% 떨어졌다.

소매할인업체인 타깃은 캐나다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1.8% 올랐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지수 예상치 하회와 스위스중앙은행(SNB)의 금리인하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4.0bp 하락한 연 1.718%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8/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9.9bp 떨어진 2.371%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6.0bp 밀린 1.161%를 보였다.

필라델피아연은은 이날 1월 은행의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24.3에서 6.3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9.0을 밑돈 것이며 작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앞서 미 국채가격은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전격적 환율정책 변경과 금리인하 조치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됨에 따라 상승했다.

SNB는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한 환율 하한의 적용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스위스프랑화는 여전히 가치가 높지만 환율 하한 도입 이후 과대평가된 부분이 감소해왔다"고 밝혔다.

SNB는 환율 하한 폐기로 통화여건이 긴축되는 상황을 막으려고 금리도 동시에 낮췄다.

SNB의 전격적 조치는 한때 안전자산 매입세를 부추겨 독일 국채수익률 하락(국채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유럽증시 약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7bp 떨어진 0.420%에 끝났다.

그러나 오는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매입하는 전면적 양적완화(QE)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유럽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독일의 DAX와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각각 2.20%와 2.37% 상승하며 마쳤다. 영국의 FTSE 100 지수 역시 1.73% 올랐다.

뉴욕증시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의 4분기 실적 실망과 필라델피아연은 지수 부진으로 약세를 보인 것은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국채에 대한 매력도를 높였다면서 SNB가 환율방어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손을 뺀 데다 규모가 작은 스위스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약화가 심리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갈증을 증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세계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국의 디플레이션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국채수익률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Fed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0.412%에 마쳤다. Fed의 첫 금리인상이 올해 늦게나 내년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된 때문이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1년 이후 장중 최고치이자 지난달 최고치인 0.77%에서 급락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전격적 조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부양책 전망으로 엔화와 미국 달러화에 급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1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789달러보다 0.0171달러 급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1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8.26엔보다 3.12엔이나 추락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6.3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7.27엔보다 0.96엔 낮아졌다.

SNB의 전격적 조치로 유로화가 직격탄을 맞아 폭락했다.

유로화는 스위스프랑화에 한때 0.8500프랑까지 밀려 30% 폭락했고 달러화는 프랑화에 한때 0.7360프랑까지 떨어져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한때 1.1567달러까지 밀려 11년(2003년 11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부에서는 프랑화 폭등이 유동성 부족에 따른 과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유동성이 공급된다면 프랑화의 움직임이 조기에 진정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증시 약세와 국채가격 상승 등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 매입세가 급증했다.

달러화는 SNB의 전격적 조치 이외에도 연방준비제도(Fed) 조기 금리인상 전망이 점차 약화되고 있어 엔화에 한때 116.22엔까지 밀렸다.

일부에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올 상반기 미국의 디플레이션 전망과 금융시장 변동성 증폭 등이 Fed의 첫 금리인상을 상당기간 지연할 수 있다면서 올해 말 또는 내년에 첫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SNB는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새벽 4시40분에 유로존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 도입했던 환율 방어 정책을 3년4개월 만에 폐기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오는 22일 QE를 단행하기 전에 스위스프랑화의 대 유로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개입을 포기했다면서 이는 SNB가 경제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프랑화 방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음을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됐다.

이들은 SNB의 선제적이고 전격적 조치는 ECB가 22일 QE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유로화가 계속 하락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추가 부양책 전망과 SNB의 프랑화 방어 포기에 따른 유로화 급락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은 엔화 강세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국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뉴욕증시 역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옵션거래자들의 매수세로 전날 반짝 폭등했던 뉴욕유가가 공급과잉 지속 전망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엔화에 대한 매력도를 높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요 약화 및 미국의 높은 산유량 지속 전망 속에 미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3달러(4.6%) 낮아진 46.2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전격적 환율정책 변화 및 금리인하 조치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 한때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전날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OPEC발 보고서가 나온 데다 미 경제지표 실망, 뉴욕증시 하락으로 유가가 반락세로 돌아섰다.

OPEC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OPEC 원유에 대한 수요 전망치를 하루 2천880만배럴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10만배럴 줄였다.

작년 12월 OPEC 12개 회원국의 산유량은 하루 14만배럴 증가했다. 이는 이라크의 산유량이 하루 28만5천100배럴 늘어난 때문이다.

최근 산유량이 크게 늘어난 미국에 대해 올해 산유량 증가분 전망치를 당초 하루 105만배럴에서 95만배럴로 10만배럴 하향했다.

여기에 미국발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미국발 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필라델피아연은은 이날 1월 은행의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24.3에서 6.3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9.0을 밑돈 것이며 작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수요 약화 전망 속에 필라델피아연은 지수 부진은 거시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면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거시 경제 펀더멘털 부진은 미국 내 에너지 수요가 좀처럼 증가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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