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의 규모가 4년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대형사는 해외 수주로 유입되는 선수금 덕분에 외부 조달 유인이 줄어든 덕분이지만 중소형사는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연합인포맥스 회사채 업종별 인수/주관 종합(8470 화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8천100억원에 그쳐, 업종별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건설사들은 지난 3년간 다른 업종을 제치고 회사채 발행규모 1위를 차지해왔다.

건설사들은 2009년 1분기 1조6천600억원, 2010년 1분기 1조4천억원, 2011년 1조8천53억원으로 늘 1조원 이상을 발행했다. 또 연간 실적으로도 2009년 5조3천800억원, 2010년 5조3천600억원, 2011년 5조6천5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해, 1위 자리에서 내려선 적이 없었다.

회사채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건설사의 발행 물량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해외 사업을 하는 대형사와 국내 사업만 하는 중소형사를 구분해서 설명했다.

대형사는 해외 수주로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 선수금 형태로 유입돼, 자금 운용에 여유를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 사업만 하는 중소형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해외 선수금도 없는 데다 국내 부동산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공사 선수금으로 유동성이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며 "건설사들 재무상태가 호전돼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구조조정으로 건설사 숫자가 줄어든 점도 다른 이유로 분석됐다.

2009년 발행시장에 등장했던 삼부토건, 고려개발 등의 건설사들은 현재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 회사채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 1곳당 평균 발행 규모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평균 발행액은 2009년 1분기 1천380억원, 2010년 1분기 1천400억원, 2011년 1분기 1천800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9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종의 경우 우량과 비우량이 극명하게 나뉜다"며 "해외 수주에 호조를 보이는 대형사의 경우 평소보다 조달이 적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일부 고비를 넘긴 건설사들이 회사채 투자수요 증가에 편승, 전반적인 스프레드 확대를 초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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