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부패없는 유능한 정부'를 기치로 경제부흥의 기적을 이룬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타계하면서 그의 정치철학과 경제산업정책을 돌아보게된다.

국가발전에는 민주주의보다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그의 말에서 `아시아적 발전 모델'이 어느 정도 주효했음이 느껴진다.

일부에서는 그가 권위주의적이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했고, 언론 탄압과 야당 활동 제한 등을 오점으로 지적하기도 하지만 전체 성과에 대한 평가를 폄훼하진 못한다.

리콴유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아시아 3대 지도자'로 꼽고 존경했다고 한다.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과 SNS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리 전 총리를 비교하면서 통치철학을 재조명하는 모습이다.

1970년대 양 국가의 기적과도 같은 발전을 주도했던 두 지도자들의 성과는 정치적 측면과는 별개의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미국과 유럽의 자본이 양분하던 세계 경제의 판도에 아시아 경제권 형성의 선두 주자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빈부격차 확대와 민주주의 억제를 통해 얻은 아시아적 가치가 무엇이냐고 회의적인 반문을 할지라도, 일인당 국민소득 세계 8위(5만6천달러)의 위상과 경제규모 13위 초석을 다진 양 지도자들에 대한 업적을 부인할 수 없다.

경제환경이 바뀌고 산업의 구조가 바뀌었지만 그들을 재조명하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한국경제의 현재 모습이다.

그들의 강력한 개발독재와 수출주도적 산업화의 정책을 답습하기에는 현재 글로벌 상황은 상당히 변화됐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한 기존 패권에 여전히 밀리고 있고, 중국의 성장이라는 커다란 변화 요소에 대처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과 고도의 마케팅 경쟁은 개발도상국 시절의 글로벌 환경과는 천지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적 가치'의 핵심인 강한 리더십을 더더욱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모적인 정쟁을 차단하고, 무능력한 관료를 가려내며, 불필요한 규제를 드러내고, 부패를 엄벌해야 한다. 효율적인 제도와 정책을 즉각 시행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경제활동 일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덕목을 실현할 수 있는 `강한 정부'와 지도자가 아시아에는 여전히 필요한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