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핫이슈는 금리인상 속도다. 이르면 6월, 늦으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과거처럼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할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연준 당국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 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힌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연준은 과거 2004년처럼 베이비 스텝(baby step) 방식의 금리인상을 할 계획이 없다. 베이비스텝이란 25bp 금리인상을 매 회의 때 단행하는 것을 뜻한다.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중단없이 금리를 올렸다. 1%에 있던 기준금리는 5.25%까지 올라간다.

연준은 당시 통화정책 성명에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로 금리인상을 한다"는 내용을 항상 넣었다. 이 문구는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린다는 시그널로 작용했다. 시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부분이다. 연준이 2004년처럼 '신중한 속도'라는 말을 성명에 넣고 계속적인 금리인상을 하면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을 비롯해 지난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연준 관계자들은 계속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금리는 올리겠지만 매 회의 자동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고, 경제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주말 연설에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동적인 금리인상을 없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측면에서 연준이 지금 추구하는 것은 정책의 '유연성'이다. 기준금리를 올려야만 한다는 프레임에서 시장이 벗어나기를 원한다. 향후 연준은 미국 경제상황에 따라 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하반기 1~2차례 금리인상한 이후에는 유연한 정책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경제상황이 나빠진다면 금리를 내릴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세계 경제위기가 다시 온다면 4차 양적완화(QE4)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를 운용하는 방법론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25bp 인상이 불가능하다면 그의 절반인 12.5bp 인상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를 연방기금(FF)금리로 할 게 아니라 역 레포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연준이 함구하고 있으며 시장에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의 상황이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좋으나 세계 경제 변수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연준의 금리인상도 미뤄지겠으나 지난주 예멘사태에서 확인했듯이 국제유가가 중동 불안에 상승한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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