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시대 변화에 따라 기준과 표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바뀐 환경에 대한 인정과 실질적인 대응은 다른 얘기다.

흔히들 "원래 이 돈이면 강남에 아파트도 샀는데…", "원래 금리라면 노후대비는 충분할 텐데…"식으로 과거 환경과 대비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원래'라는 말은 무의미하다. 현 시점의 상황이 노멀(Normal)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할 뿐이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유명 금융인이 언급한 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식적인 금융환경은 바뀌었다는 의미로 유행한 말이 `뉴 노멀'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가계는 노후대비 인구증가와 저금리 환경에도 주식과 펀드 투자에서는 최근 3년간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적금과 채권투자로는 노후대비에 충분치 않을 법한데도 주식과 펀드투자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 상대적으로 높았던 금리에 대한 기억 때문에 현재 이자수익이 적어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듯, 주가에도 착시 내지 단순 비교에 따른 불안함이 펀드 환매와 주식 환매의 배경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다면 현재 주가 수준은 과거 3차례 이상 극복하려 했던 코스피 2,100선의 가치를 동일하게 내포하고 있냐는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 지수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최고점을 넘어선지 오래다. 지수 자체만 보면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통화량 확대, 즉 양적완화가 전 세계 주요국들에서 시행되면서 물가 수준이 달라졌다는 지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년전 3천300원이었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가격은 이제 4천원이 넘었고, 이 수준이 `노멀'이라는 것이다.

주가 역시 이러한 점을 반영해야 실질적인 주가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비유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통화량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유가증권과 상품, 통화 가치는 이미 과거 수준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가와 금리를 보는 시각은 바뀌는 게 맞다.

지금의 코스피 2,000은 10년전 2,000이 아니고, 지금의 국고채 금리 역시도 수익률 차원에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가와 금리, 부동산과 상품 가격, 혹은 연금 수혜의 미래 가치까지 포함해 제반 자산의 가격은 물론, 기대 수익률과 수익창출의 방법에 이르기까지 `뉴 노멀'에 맞는 투자인식의 리모델링이 필요할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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