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올해 '전세대란'으로 불릴 정도로 기세등등했던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10월말 이후 주춤거리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겨울 학군수요가 실종된 데다 전셋값 급등에 따라 높아진 진입 장벽이 주요원인으로 분석됐다.

부동산포털 부동산114는 26일 해마다 겨울 전세시장이 학군수요를 필두로 서서히 가격이 올랐지만 올해는 이 수요가 실종됐다며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역인 강남과 노원, 양천의 전셋값은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더 빠졌다고 설명했다.

쉬운 수능 탓에 강남이나 목동 학군으로의 진입은 오히려 내신에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전세가격 급등 부담으로 인기 지역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점도 전세시장이 비실비실 대는 이유라고 부동산114는 지적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최근 2~3년간 크게 오른 탓에 최근 한두 달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다.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 2008년 3.3㎡당 611만원에서 2011년 현재 841만원으로 최근 3년간 무려 37%나 뛰었다.

지역별로는 '송파>서초>강동>강남'순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최근 3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있었던 송파와 서초, 강동은 물량쇼크로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빠졌다가 회복한 것이며 강남은 재건축 이주라는 수요증가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그러나 서울 전세시장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전셋값 하락세는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아니라 한정된 공급 속에서 일시적인 수요위축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요가 움직이면 언제든지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오는 2012년 서울 새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5천800여 가구로 2010년보다 61% 가까이 줄어드는 등 공급이 감소했지만 전세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상반기에는 강동 고덕시영 2천500가구와 송파 가락시영 6천600가구 등 강남 생활권을 기반으로 하는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혜련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강남 청실 1천300여가구가 이주하면서 강남권 일대 전세가격이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전세시장에서 고덕시영과 가락시영의 이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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