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30원 선 부근으로 급등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8.70원 상승한 1,127.70원에 마감했다.

달러화는 한때 1,130.10원까지 올랐다가,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1,12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이날 달러-원 환율을 이끈 요인은 엔화를 중심으로 한 플래시 크래쉬(순간 변동성 확대)다.

뉴욕 주식시장 마감 후 '대장 주' 애플의 주가가 7% 폭락함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4%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했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중국 경기에 민감한 호주달러 가치가 추락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에 일어진 일 때문에 달러-원은 전 거래일보다 6.00원 높은 1,125원대 출발했다.

오전 달러-원은 1,124원에서 1,127원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흘렀다.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것 외 달러-원을 추가로 상승시킬 만한 재료가 없다는 시장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달러-원은 갑자기 위로 향했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정오 이후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을 받았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역외 투자자의 '시장 흔들기'라고 표현했다.

이날 수급상으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상당히 많았다. 달러-원을 꾸준히 누르면서 1,130원대에 자리 잡는 것을 막았다.



◇ 4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3.00∼1,13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오랜만에 위안화에 강하게 연동했다"며 "경기 우려가 있는 중국보다 우리나라 코스피가 더 빠졌다. 심리적인 게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달러-위안 환율이 6.9위안 위로 대폭 오르지 않고 있고, 달러-원 환율도 1차 저항선인 1,130원에 걸렸다"며 "1,130원대는 대기 매물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그는 "연초에 장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관망하는 심리가 있다"며 "장 막판에는 환율 흐름이 되돌려지는 것을 봐서, 완전한 쏠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선물지수가 밀리고 있고, 내일 코스피가 더 빠진다면 달러-원도 위를 더 열어놔야 할 것 같다"면서도 "1,130원대에서는 매도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연초에 숏 포지션이 감기는 분위기"라며 "달러-원이 한번은 1,140원대까지 갔다가 재차 내려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이 딜러는 "리스크 오프 반응이 연초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셧다운(일시적 업무폐쇄) 영향, 무역협상 재료가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0원 오른 1,125.00원에서 개장했다.

1,120원대 중반으로 갭 업 출발 후에는 2∼3원 내외에서 상승세를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꾸준했지만, 역외 투자자들도 계속 달러를 샀다.

오후에는 역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했다.

달러-원은 1,130원대로 올랐다가, 롱 포지션 정리 움직임 등에 1,120원대 후반에서 마무리됐다.

달러화는 1,124.80원에 저점, 1,130.1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27.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7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1% 내린 1,993.70, 코스닥은 1.85% 밀린 657.02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24억 원의 주식을 샀고, 코스닥에서는 863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6.869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54.82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3630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486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8890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3.81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3.46원, 고점은 163.97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04억5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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