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4월 무역수지가 28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불황형 흑자의 성격이 짙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6일 무역수지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은행, 증권사 등 11곳의 수출입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4월에 수출은 476억3천691만달러, 수입은 448억3천336만달러로 각각 추정됐다.

이들 기관은 4월 무역수지가 28억355만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폴 참여자들은 미국과 유럽 우려가 여전히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유가 상승에 부진한 경기로 인해 수입 증가폭도 제한되며 불황형 흑자가 유지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4월 일평균 수출액이 전월보다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 전년동월비 증가율도 지난 1월(-3.1%) 이후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11곳은 모두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했다. 3곳이 10억달러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했고 3곳은 무역수지 흑자가 2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봤다. 4개 기관은 3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고 1개 기관은 40억달러대 흑자를 예상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에 2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월에는 22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 3월에는 23억달러 흑자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각사별 전망치 = HI투자증권은 15억3천만달러 흑자를, 솔로몬증권은 16억6천만달러, SK증권은 17억2천900만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25억달러, IBK투자증권은 26억5천900만달러 흑자를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29억9천100만달러 흑자를, 신한은행은 3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31억4천600만달러 흑자를 내다봤고 현대증권은 34억400만달러, 키움증권은 36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46억2천만달러 흑자를 예상해 예상치가 가장 높았다.

▲불황형 흑자 기조 유지 =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출이 부진하고 수입도 줄어들면서 흑자를 기록하는 불황형 흑자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준 HI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는 유효하지만 아직 국내 수출사이클의 강한 회복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조정에 따른 수출단가 둔화 압력, 조업일수 감소 및 11년 일본 지진 발생 이후의 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4월 수출의 전년동월 증가율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유가 상승 등에도 부진한 경기 리스크 등으로 인해 수입 증가폭이 제한되며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노중 솔로몬증권 이코노미스는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국내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동지역으로 수출은 증가했을 것"이라며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상반기 중 국내수출 감소는 불가피 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상훈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에 비해 환율 수준이나 수출입에 대한 전망 등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4월에 있었던 총선으로 인해 조업일수만 하루 감소했다"며 "4월 역시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17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가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이코노미스트도 "유럽의 경기둔화 여파가 중국 및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이어지며 수출을 제약했을 것"이라며 "수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수입액 증가로 전년동월대비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회복 기조 이어질 듯 = 전문가들은 수출입이 꾸준히 회복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 수출은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부정적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총선 휴무로통관일수가 전월비 2일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분기 유로존 재정위기가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미국과 중국경제 회복으 바탕으로 하반기 수출경기의 회복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중국,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다소 회복됐을 것"이라며 "단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 역시 크게 증가해 무역수지 흑자 폭을 제한했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수출입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 수출이 소폭 증가에 그쳐 전월에 이어 부진한 모습이지만, 총선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전년동기 수출가격의 빠른 상승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4월 일평균 수출액이 전월보다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전년동월비 증가율도 지난 1월(-3.1%) 이후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은 꾸준히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4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발 펀더멘탈 개선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유로존 재정 리스크가 다시 수면위로 부각되는 시점으로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영향권에 놓여 있다"며 "국제원자재가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수입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고유가 및 원화 환율 약세 흐름에 따른 영향이 더해지면서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전년동월대비 0.6% 내외의 증가율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하나 4월 수출입 결과 역시 올 한해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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