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지인 기자 = 주식 시장에서 예측과 분석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에는 흔히 '원숭이가 펀드매니저를 이겼다'는 예전 실험 결과가 인용된다.

그런데 시장의 예측불가성은 차치하고라도 수수료가 잔뜩 붙은 투자 상품보다 차라리 원숭이가 낫다는 목소리가 또 나왔다.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브렛 아렌즈는 26일 칼럼에서 "누가 재산 20%를 은행 계좌에 넣고 나머지 80%를 전 세계 주식 중에서 원숭이가 제멋대로(random) 고른 것에 투자했다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6.2%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원숭이 주식투자를 통해 비꼬려는 것은 헤지펀드다. HFRX 글로벌 헤지펀드지수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 세계 헤지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54%를 기록했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해의 헤지펀드 수익률은 -0.6%인데 반해 원숭이는 같은 투자 비율로 2.3% 수익을 냈고 2013년의 헤지펀드는 6.7% 수익률로 나름 괜찮았지만 원숭이는 무려 21%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아렌즈는 "가장 바보같이 간단한 인덱스가 월스트리트에서 제일 똑똑한 친구들을 눌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원숭이보다 못한' 헤지펀드 수익률의 함정에는 방대한 규모의 수수료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아렌즈는 "보통 헤지펀드는 기본수수료가 투자금의 2%고 수익에서 20%를 뗀다"며 "평균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로 연 6%를 벌었다면 헤지펀드 매니저는 수수료를 감안해 9.5%의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헤지펀드로 향하는 돈은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바클레이즈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헤지펀드에 투자된 돈은 2조5천억달러에 달한다.

아렌즈는 "월스트리트는 양이 스스로 도살장으로 들어가고 칠면조가 추수감사절에 환호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곳"이라고 꼬집었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