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경제 회복의 힘이 떨어지고 있다. 1분기 美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2.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2.6%에 못미쳤고 4분기 GDP 증가율(3.0%)과 비교해도 부족하다. 연율 2.2%의 성장이 나쁜 건 아니지만 경제회복의 추세가 꺾이는 게 우려스럽다.

최근 2년간 미국 경제의 흐름을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년간 1월과 2월에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다가 3~4월이 되면 경기 모멘텀이 크게 둔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새해 초에 반짝 회복했던 경기가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힘이 빠졌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1~2월에 좋았던 경제지표가 3~4월부터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고용, 소비, 주택 지표의 흐름이 좋지 않다. 과거 2년의 패턴이 올해도 반복될 조짐이 보인다.

미국 경제의 들쭉날쭉한 모습은 연방준비제도(Fed)에도 고민이다. 추가 부양책에 대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입장은 헷갈린다. 지난주 4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하겠다는 얘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는 없는 것 같다.

미국 경제지표가 새해들어 좋게 나왔기 때문에 QE3는 당장 명분이 없다. 3차 양적 완화는 미국 경제가 현저히 둔화될 때 고려할 사항이라는 점을 그는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경제의 흐름이 꺾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주말에 나온 1분기 GDP는 그 예고편이다. 이번 주에 나올 4월 고용지표 결과를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창출 건수는 15만9천개로 추정된다.

미국 고용지표는 3월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다. 작년 12월부터 3개월 연속 2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낸 힘이 3월(12만명)에 꺾였다. 3월에 예상치가 20만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월에도 예상(15만9천개)에 미달할 가능성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미국 경제 흐름이 꺾이는 순간에 유럽이 다시 혼란한 국면에 들어섰다는 건 좋지 않은 조짐이다. ▲네덜란드의 연정 해체와 조기총선 ▲프랑스 대통령선거를 앞둔 불확실성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등 유럽 전역에서 불길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가 신재정협약 재협상을 주장하고 네덜란드와 스페인 문제로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유럽은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다. 유럽의 위기는 미국 경제 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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