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 증시 반등과 그리스 협상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국채가격은 미국과 중국증시 강세, 그리스 낙관론 등으로 5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2.9bp나 높아진 2.324%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주간 고용지표 실망에도 중국과 뉴욕증시 강세, 미 국채수익률 상승 등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올랐다.

뉴욕유가는 중국증시가 급반등한 데다 이란 핵협상 조기 타결 전망이 약화돼 6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증시는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6% 가까이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밤(현지시간) 늦게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그리스는 10일 의회에 세수 증대와 연금 개혁 관련 법안을 상정해 표결할 예정이다.

12일 유럽 정상들은 그리스 부채협상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위해 브뤼셀에서 회동한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5천명 늘어난 29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27만5천명을 웃돈 것이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치이지만, 30만명을 18주 연속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관계자들의 금리 인상 시기 전망은 엇갈렸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중순까지 늦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완만한 속도의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보다 0.6%포인트 낮춘 2.5%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성장률 예상치 역시 종전의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증시 반등과 그리스 협상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20포인트(0.19%) 상승한 17,548.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3포인트(0.23%) 오른 2,051.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64포인트(0.26%) 높아진 4,922.4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중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강하게 상승 출발한 후 장중 오름폭을 축소했다.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딛고 상승 반전한 것이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 증시는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5.8%가량 급등세를 나타내며 6년 만에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이 다시 부채 관련 협상에 나서는 것도 시장 상승에 일조했다. 그리스와 유로존 대표단과의 회의는 오는 12일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이 4% 이상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기술주와 유틸리티업종은 2% 이상 떨어졌다.

애플은 전일에 이어 2.8%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관련 우려가 부각된 것이 애플 주가에 부담이 됐다.

UBS는 애플 실적이 중국 경기 악화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관심사가 됐다.

펩시코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닉 라이치 어닝스스카우트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실적 발표는) 괜찮은 수준으로 출발했지만, 1분기보다는 좋지 않다"며 "그러나 여전히 대외 이슈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고,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시장 매도세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58% 상승한 19.9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과 중국증시 강세, 그리스 비관론 약화 등으로 5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4/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2.9bp나 높아진 2.324%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2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14.4bp나 오른 3.121%를 보였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4bp 상승한 0.589%를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중국증시 급반등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와 그리스발 불확실성 완화, 국채입찰에 따른 물량압박 등으로 하락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상장기업 주식 5% 이상을 소유한 대주주나 임원들은 향후 6개월간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증시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오는 12일 유로존 및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되고 있는 것 역시 국채 매도세를 부추겼다.

안전자산인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9bp 오른 0.724%를 보인 반면 재정취약국인 이탈리아의 동일 만기 국채수익률은 4.4bp 낮아진 2.178%를 나타냈다.

주간 고용지표는 다소 실망스러웠으나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 역시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재무부는 오후 1시(미 동부시간)에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위험거래 증가에 따른 다소 실망스러운 입찰 결과로 국채가격이 낙폭을 확대했다.

낙찰금리는 연 3.084%였다. 이는 딜러들의 예측치 3.070%를 상회한 것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23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인 2.38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1.5%로 지난 평균인 49.1%를 소폭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8.1%로 지난 평균인 15.9%를 하회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와 중국발 긍정적 소식이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중국증시 불안정성이 상존해 있어 국채가격이 일방향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주간 고용지표가 다소 실망스럽다는 분위기에도 중국과 뉴욕증시 강세와 미 국채수익률 큰 폭 상승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3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71엔보다 0.63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3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076달러보다 0.0040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91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71엔보다 0.20엔 올랐다.

엔화는 중국의 상하이지수가 5.79% 급반등한 데다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여 달러화와 유로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오는 12일의 유로존 및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리스 부채 협상 타결 전망이 증폭된 것 역시 엔화 약세를 견인했다.

그리스 낙관론 상존으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9bp 오른 연 0.724%를 보였다. 동일 만기 미 국채수익률도 12.9bp나 상승한 2.324%를 나타냈다.

반면 유로존의 재정취약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10년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4.1bp 낮아진 2.164%를, 동일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역시 4.4bp 내린 2.178%를 기록했다.

이후 달러화는 미 주간 고용지표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폭을 축소했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성장률 예측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달러화의 상승폭 축소에 일조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고용지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인 데다 IMF의 전 세계 및 미국 성장률 하향 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면서 "이에 따라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장세를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2일 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많은 거래자가 새로운 포지션 조정을 꺼렸다면서 주말에 초대형 이슈가 대기된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가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증시가 급반등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따라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증시가 급반등한 데다 이란 핵협상 조기 타결 전망이 약화돼 6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3달러(2.2%) 오른 52.78달러에 마쳤다.

중국증시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6% 가까이 급반등함에 따라 유가가 상승했다. 중국증시 상승으로 뉴욕과 유럽증시 역시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독일의 지난 5월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다 일본의 5월 핵심 기계류 수주가 예상 밖으로 0.6% 증가한 것이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5월 핵심 기계류 수주가 4.9%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란 핵협상이 조기에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역시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약화했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 목표 시한으로 잡혀 있는 오는 10일을 다시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나쁜 합의안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반면, 압바스 아락이 이란 외무차관은 서방의 과도한 요구에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막판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 케리 미 재무장관은 이날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진정성이 있는 한 이란과 핵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유가 상승폭이 축소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증시 반등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면서 상하이지수가 5.7%나 급반등하며 하루 상승률로 6년 만에 최대를 나타낸 것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닌 인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시장은 중국증시의 향방과 함께 오는 12일로 예정된 유로존 및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그리스가 올해 3분기 안에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주말의 유럽 정상회의가 큰 이슈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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