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지난달 17일부터 도입된 회사채 수요예측의 첫 사례가 나타났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전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1.5년물 200억원과 2년물 500억원 등 총 7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1.5년물이 4.70%, 2년물이 4.90%로 결정됐다.

한국캐피탈은 수요예측에 앞서 1.5년물은 4.70∼4.80%, 2년물은 4.80∼4.90%의 금리밴드를 제시했다.

1.5년물은 최하단, 2년물은 최상단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이다.

발행 예정금액도 각각 200억원과 500억원을 제시했는데 목표치를 모두 채웠다.

이번 발행은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고, 현대ㆍ부국증권(1.5년물), 한국ㆍIBKㆍ동부증권(2년물)이 각각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한국캐피탈은 지난 달 중순 대표주관사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24일부터 27일까지 실사를 받아 이를 토대로 30일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11일 청약 및 납입 절차를 거쳐 발행 작업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주관사 선정부터 발행 완료까지 거의 한달이 걸린 셈이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등은 증권사들이 회사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녹이기' 관행으로 회사채의 금리가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 지난달 17일부터 수요예측을 의무화했다.

'회사채 발행시장 개선방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제도다.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무보증 수요예측 모범규준'에 따르면 공모금리는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대표 주관계약을 체결한 증권사가 주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게 되는 데 비공개경쟁입찰방식이다.

공모금리 결정 시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참여 금리는 배제하거나 낮은 가중치를 부여하도록 했다.

수요예측 이전에 발행금리를 확약하는 일체의 행위도 금지된다. 일부에서 나타나는 짜고 치는 수법은 용납되지 않는다.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금리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물량이 배제됨으로써 수수료 녹이기 관행이 근절될 것으로 회사채 시장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이전보다는 다소 금리를 높게 받게 돼 결과적으로 금융비용이 추가로 늘어날 수도 있다.

한편, 한국캐피탈에 이어 STX와 AJ렌터카도 현재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 결과가 나온다.

2년 만기로 6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STX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2년과 3년 만기로 300억원씩 총 600억원의 발행을 계획중인 AJ렌터카는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STX는 KB투자증권, AJ렌터카는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각각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다.

STX와 AJ렌터카가 제시한 금리밴드는 각각 6.60∼7.10%와 4.90∼5.00%(2년물)/5.10∼5.20%(3년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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