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C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24일 북한발 악재가 불거진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경우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중국 증시 급락으로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늦추면 글로벌 시장에는 호재가 되겠지만, 국내 금융시장에선 북한 재료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달러-원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와 그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엔은 121엔대로 레벨을 낮췄고 유로-달러는 1,13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오히려 1,200원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연출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다.

이 딜러는 "현재 시장은 리스크 오프로 움직이고 있다. 미 달러가 메이저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지만 신흥국 통화와 비교해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라며 "달러-원은 북한 재료까지 반영되면서 원화 약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늦춘다면 글로벌 달러가 조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증시도 급락세를 멈추고 채권 금리도 떨어지겠지만, 달러-원 환율은 더 오르고 국내 채권금리는 덜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달러화가 이번주 1,200원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1,200원을 넘으면 당국의 매도 개입이 강해지겠지만, 당국이 막을 수 있는 상승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환율이 너무 올랐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나, 달러화 상승 재료가 여전히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이 딜러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만 보더라도 상당하고 외국인 채권 매도도 나오고 있다. 이전보다 자본유출 규모가 커진 것 같다"며 "채권의 경우 글로벌 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도 있어서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네고를 내는 업체는 드물 것"이라며 "급한 결제만 나오고 파는 쪽은 당국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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