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교보생명이 은행업 진출 계획을 또다시 접었다.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데 이어 올해는 KT,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다가 철수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KT 컨소시엄의 인터넷 전문은행 신청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이 인터넷 전문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한 것은 KT, 우리은행 등 컨소시엄 내 기업들과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은산분리가 완화된 후에도 자신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주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라도 지분을 최대 5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반면 KT와 우리은행은 은행법이 개정된 후에는 KT가 최대주주를 맡아야 한다며 교보생명과 대립했다. 이에 은행 경영권 보유를 원했던 교보생명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접었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또 "IT와 인터넷 마케팅이 어우러지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서는 교보생명의 장점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살리기 어렵다"며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강화로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어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이 은행업 진출 계획을 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바 있다. 중국 안방보험 1곳만 응찰한 데 따라 우리은행 매각은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며 무산됐다.

당시 교보생명은 입찰 마감 직전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 공동 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가 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데 따라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교보생명은 2012년에도 주식을 KB금융지주 신주와 맞교환하는 형태의 스와프딜을 추진했다가 결렬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신중한 성격으로 은행업 진출이 번번이 무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도 입찰 마감 당일에야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할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며 "보험업의 본질인 안정성을 중시하는 신 회장 개인의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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