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부여돼 앞으로 6~24개월 사이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신인도이자 국제간 투자의 척도인 신용등급 평가에 따라 시장별로 명암이 엇갈린 사례가 적지않아서다.

국가에 신용등급이 있다면,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신용등급과 신인도는 수출주도형인 우리 산업과 경제에서 그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기업에 대한 필요 이상의 불신과 신인도 하락은 해당 기업은 물론, 규모에 따라서는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위해요인이 될 수 있다.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그런 사례가 될 위험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의 조선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중공업에서 독립한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LNG선 수주 세계 1위를 달성하면서 세계적인 업체로 부각됐다. 특히 고부가중심 조선사업과 해양 플랜트 사업 등과 관련한 기술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수조원대의 부실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채권자의 사채 회수 움직임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다.

대우조선은 일반 상선이나 플랜트 수주 외에도 방산업체로서 한국 해군의 잠수함은 물론 영국, 인도네시아, 노르웨이로부터 잠수함이나 군수지원함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엔 영국 국방부(해군)로부터 항공모함 군수지원함(MARS 프로젝트) 4척을 4억5천만파운드(8천억원)에 수주했다. 해운 강국인 영국 국방부가 자국 조선소가 아닌 곳에 군함을 발주한 첫 사례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막내 아들로 왕위계승 서열 8위인 에드워드 왕자가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건조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다른 국가 해군의 대규모 프로젝트들은 국가간 신뢰와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계의 지원이 축소되거나 중단될 경우 대우조선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면서 이 사업들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조선사들은 발주사와 계약을 맺을 때 선수금을 약 10% 정도만 받고 나머지를 인도 시점에 거의 대부분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 계약을 한다. 결국 배를 짓는 동안 쓸 돈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발급해 주기로 했고 산업은행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발주사들이 대우조선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만큼, 국가 신인도 차원에서라도 금융당국 등은 서둘러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게해서 혹시나 하는 해외 고객들의 우려를 속시원히 날려버리길 기대한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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