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보험회사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업 진출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주주를 누구로 할 것인가를 두고 컨소시엄 내 기업들과 이견을 보이다가 참여를 포기한 반면, 현대해상은 경영이 아닌 지분 참여를 목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22일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인 '인터파크 뱅크 그랜드 컨소시엄'에 합류할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를 비롯해 SK텔레콤과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GS홈쇼핑,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웰컴저축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경영권이 아닌 지분 참여를 목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2000년에도 대우증권과 각각 30%씩 출자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다 철회한 바 있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참여 기업들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기에 좋은 컨소시엄 구성이다"며 "인터파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KT가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현대해상과 달리 인터넷 전문은행 경영을 목적으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돼 은산분리가 완화된 후에도 자신들이 대주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라도 은행 지분을 최대 5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반면 컨소시엄에 참여한 KT와 우리은행은 은행법 개정 후에는 KT가 최대주주를 맡아야 한다며 대립했고 결국 교보생명은 인터넷 전문은행업 진출 계획을 접었다.

교보생명이 KT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을 경우 LG유플러스와 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신규 출자는 만장일치로 의결돼야 하는데, 일부 사외이사들이 장기적 시장환경 변화와 재무적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합류해도 인터넷 전문은행업에 최종적으로 진출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예비 인가라는 허들을 넘어야 한다. 현재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비롯해 다음카카오컨소시엄과 중소기업연합체인 500V컨소시엄, KT컨소시엄 4곳이 인터넷 전문은행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금융위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인가 신청을 받은 후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1단계로 이들 중 1~2곳에 연내 예비 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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