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로 수준을 높였으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상승기류에 쉽게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140원선과 1,150원선 등 주요 저항선을 뚫고 올라섰으나 매번 저항선에 근접하면 추격 매수가 주춤해지며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5월 들어 중순까지 달러-원 환율의 변동폭(고점과 저점 차이)은 29.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 1개월 변동폭이 지난 1월에 46.00원을 기록한 이후 2월에 17.60원, 3월에 30.00원, 4월에 23.30원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과 비교할 때 변동폭이 다소 확대된 셈이다.

달러화 월중 변동폭이 커진 것과 달리 여전히 일중 변동폭은 지난 10일 5.80원을 제외하면 5.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개장초 상승하고 나서 장중에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A외은지점 딜러는 "달러화가 상승하기는 했으나 급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장중에는 2~3원 움직이는데 그치기 일쑤"라며 "장중 등락폭은 안정적인 셈이라 당국이 굳이 손댄다면 레벨 방어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원 월중 변동 추이>



환시참가자들은 달러-원 급등세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 숏커버 기대 약화 등을 꼽았다.

외환당국 개입에 따른 경계감이 커졌다. 지난해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강도 높은 매도개입을 단행했던 만큼, 시장참가자들도 환율이 오르면서 당국의 환율 변동성 축소의지를 의식하고 있다.

B외은지점 딜러는 "당국이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서면서 변동성 축소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바 있다"며 "달러 매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개입 물량이 유입되면 되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우려로 달러화가 상승하더라도 당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의 숏커버 기대가 약해진 점이다. 자칫 달러 매수에 나섰다가 숏커버가 따라주지 않을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셈이다.

C외은지점 딜러는 "시장 전반적으로 숏포지션이 깊지 않다"며 "역외 NDF 투자자들은 대부분 유로-원 등 크로스 거래를 통해 달러-원 숏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로 유로 약세가 지속되는 한 숏커버가 집중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유로-원 숏플레이(유로 매도, 원화 매수)를 통해 달러-원 환율 숏포지션(달러 매도, 원화 매수)을 구축한 역외 NDF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로 약세가 지속할수록 숏포지션 보유가 유리한 셈이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50원대에서 상승하더라도 급격한 상승보다는 점진적이고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1,155.00원, 1,160.00원에서 레벨별로 고점 인식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D시중은행 딜러는 "유로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달러화가 쉽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급등보다는 레인지를 높여가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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