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새해부터 중국증시가 추락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서울채권시장에서는 중국 증시패닉을 계기로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수세를 확대하며 금리 수준을 낮추고 있다.

최근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와 중국 증시 움직임이 동조화(커플링) 현상을 강화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채권시장의 관심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5일 연합인포맥스의 국채선물 동향과 해외증시분석에 따르면 전날 상해종합지수는 242.92포인트 하락했다. 하루 만에 6.86%가 급락했다. 오전 중에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대형주 중심의 CSI 300지수가 빠르게 떨어지며 서킷브레이커(일시매매정지)가 두 번이나 발동됐다.

같은 시각 서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의 매수를 본격적으로 늘렸다. 이들은 오전 중 KTB 매매를 보합권에서 유지하며 관망했으나 중국 주가가 하락하자 급변했다. 결국 장마감까지 순매수세를 7천506계약까지 확대했다.

과거 외국인의 KTB 매매와 중국증시 동향을 보면 커플링이 된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을 주는 편이다. 지난 10월에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외국인은 KTB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다음 달 초에 상승폭이 커지자 이들은 KTB를 투매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KTB를 1만6천544계약 순매도한 11월4일은 상해종합지수가 142.94포인트 올랐다.





전달에 중국 증시와 상관없이 외국인이 KTB를 순매수했으나, 시기에 따라 커플링하는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커플링이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국내채권시장은 아시아에서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편인데 중국이 위안화를 기습 절하한 후부터 중국 위험자산과 국내 안전자산에 대한 외국인 경계가 더 분명해졌을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이 국내채권에 상당 부분 롱베팅을 강화하고 있어 어떤 이슈든 롱재료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증시 쪽이나 국채선물 시장이나 헤지펀드 등 단타 매매 세력들이 많다고 보면 커플링은 다소 이어질 수 있다"며 "서울채권시장이 미국보다 변동성도 더 열려 있다고 생각해 대규모로 매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시가 외국인의 KTB 매수세를 자극하면 누적 순매수에 대한 경계감도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외국인은 KTB 누적 순매수를 22만계약까지 늘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새해 들어 국내 기관도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고 국내 통화정책 이슈까지 겹치면 외국인이 더 매수해도 이상할 게 없다"며 "외국인이 조금 판단고 해서 국내 기관이 위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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