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시장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21일 개포주공 2단지 72㎡가 9억8천만원~10억5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평균시세는 지난 17일 정비계획안이 통과되기 전의 10억1천500만원과 같고, 연초(10억6천만원)보다 4.3% 빠진 수준이다. 개포주공 3단지 42㎡도 마찬가지로 평균 7억3천500만원에 지난 주와 같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지난 17일 개포주공아파트 2단지와 3단지 정비계획안을 소형주택(60㎡이하) 비율을 각각 34.2%와 30% 이상을 짓는 조건으로 통과시켰다.
개포주공 조합원들은 소형비율을 20%대로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소형주택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비율을 높일 것을 계속 주장하며 몇차례 정비계획안이 반려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비계획안 통과로소형비율과 관련된 서울시의 가이드라인(30%)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정책리스크를 털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개포주공 2ㆍ3단지에 이어 강동구 둔춘주공도 소형비율을 30% 이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개포주공 2ㆍ3단지의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자, 개포주공 1ㆍ4단지 등 주변 재건축 사업장에 사업추진 기대감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팀장은 "단기간 거래 증가나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주요 재건축 사업이 진척된다면 시장의 저점 매수심리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30%이상의 소형비율은 재건축 주민의 조합부담금이 증가될 우려가 있는 등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형주택이 늘어나면 일반분양에 대한 부담은 다소 줄어들지만 중대형에 비해 분양가격이 낮아 사업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팀장은 "개포주공 2ㆍ3단지의 정비계획안 통과로 전체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며 "재건축 사업장별로 진행여부와 속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인근 개포 1ㆍ4단지도 30%대의 소형비율로 정비계획안이 통과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유럽발 위기 등 대내외 거시경제 여건에 영향을 받아 투자심리의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시 스탠스가 완화되거나 바뀐것은 전혀없다"며 "이번 정비계획안 통과로 재건축 시장의 물꼬가 트였지만, 수요 심리개선은 힘들다"고 평가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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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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