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포기하고 금융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에 대규모 자금지원에 나선다.

산은은 이익금의 10% 정도의 대손을 감수하더라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ㆍ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 총 4조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되는 이들 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데 산은은 부실처리에 순이익의 10% 정도를 기꺼이 쓰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산은은 약 1조4천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 가운데 10%인 약 1천4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대손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KDB파이오니어 프로그램'과 'KDB파이오니어 동반펀드', 'KDB다이렉트 파이오니어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은 가능하지만 현재 가시적인 영업성과를 내지 못해 금융지원이 어려운 미래선도산업을 영위하는 벤처ㆍ중소기업에 집중 지원하는 'KDB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의 한도를 5천억원 이상 늘린다.

30∼50bp의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9월 1조원의 한도로 설정된 이후 현재까지 8천870억원(소진율 88.7%)이 지원됐다.

산은은 또 'KDB다이렉트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다이렉트뱅킹으로 유치한 예수금을 재원으로 내수산업과 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총 2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내수산업 육성에 1조원, 신용보증기금ㆍ기술신용보증기금과 ㅇ연계한 소기업 지원에 8천억원, 신용보증재단과 연계한 소상공인 지원에 2천억원을 쓸 예정이다.

대기업과 공동으로 추진중인 'KDB 파이오니어 동반펀드'의 지원한도도 확대해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들이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산은은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등 12개 대기업과 50대50의 비율로 자금을 조성해 협력 중소기업에 2.5% 전후의 금리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천211억원의 자금을 모아 94개사에 1천325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은 "금융지원에서 소외된 기업과 계층에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당장은 10%의 대손을 감수하고 자금지원에 나서는 것이지만 앞으로 우리의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이 미래고객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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