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하락을 부추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더 낮아진다는 전망이 많아 이를 자극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예상보다 도비시(비둘기파)한 결과가 나오면 사상 최저금리를 재경신할 것으로 봤다.

시장참가자들은 9일 이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우세하게 전망했다.

연합인포맥스 폴에서는 58%가 동결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 설문에서는 72.5%가 동결 의견을 냈다. 금융불안을 강조하는 금통위가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한은 금통위가 끝나면 유럽중앙은행(ECB), 다음주에는 일본은행(BOJ)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주요국 통화정책을 확인해야 하기에 금통위의 소수의견 숫자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시나리오면 국고채 금리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다음달에 금리가 인하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한은은 작년 10월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고 지난 1월에도 성장률을 하향시켰다"며 "금통위원들의 경기 판단을 보면 4월에 또 전망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큰데 세 번 연속 하향에 2%대 성장률 전망치라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참가자 중 일부에서는 다음달이 금통위원 4명의 마지막 금통위라서 금리를 못 내린다는 분석도 있다"며 "이주열 총재가 시장의 비둘기파 기대를 충족시켜준 적은 없어서 채권시장도 변동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주열 총재가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강조하면 기간별 수익률 곡선(커브)은 평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우리나라도 매파, 미국까지 매파로 보는 게 가장 금리상승을 유발하는 시나리오인데 그렇다고 해도 경기 우려가 크게 변하진 않는다"며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정책 부담 등이 겹쳐 단기 쪽 금리가 좀 더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도비시하거나 소수의견이 늘면 채권금리는 전 저점까지 우선 강세를 시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고 3년물은 지난 금통위 장중 저점인 1.41%, 국고 10년물은 1.7%대 중반까지 열어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음달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손절성 매수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됐을 때 시장참가자들이 생각하는 금리 하단은 다양했다. 금리를 인하해도 국고 3년물이 1.40%에서 저항을 받는다는 예상부터 추가 인하가 가능해 1.2%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유럽과 일본, 중국까지 부양책에 나설 수 있지만, 작년 ECB 사례를 보면 완화책이 나와도 독일 국채 금리가 올랐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지속할 것이다"며 "대외금리의 하방경직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리도 많이 떨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이달 금리를 내리면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며 "먼저 포지션을 잡자는 인식과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전략까지 한꺼번에 수급을 변화시켜서 국고 3년물이 바로 1.2%까지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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