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의 경기호조에도 글로벌 디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글로벌금융시장 진단 및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미국의 경기호조와 자원 부국의 침체가 충돌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마저 글로벌 경기침체의 역풍을 맞고 자원 부국의 재정 여력이 줄면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은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2% 중후반대를 기록해 안정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고용도 실업률이 4.9%로 견고한 가계지출, 부동산시장 호황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셰일가스, 셰일오일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미국 천연가스와 유가가 떨어지고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경쟁력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이러한 견고한 성장세가 되레 자원 부국의 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자원 수입이 급감해 자원 수출국들의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고 투자가 취소될 수 있어서다. 지난 2011년부터 교역량 부진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원자재 및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지닌 국가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됐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미국 경기호조가 우리나라의 경기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미국이 소비, 금융 위주에서 화학, 철강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화학, 철강, 건설업체들이 직접적인 경쟁 상황을 맞을 수 있어서다.

한편, 이 센터장은 국내에서의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 펀드 흐름이 혼재된 양상이다"며 "3차 양적완화 이후 선진국과 비슷한 모습으로 펀드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난해 상반기 이후에는 자금이탈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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