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제설비 고도화와 복합석유화학 컴플렉스 조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에쓰오일이 회사채시장을 찾는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에쓰오일은 3천억~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해 투자금 마련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만기를 5·7·10년으로 나눠 최소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하게 될 3천억원도 RUC와 ODC 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AA'급 기업을 중심으로 기관들의 투자수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액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3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회사채시장을 찾았던 에쓰오일은 투자수요가 밀려들자 계획을 변경, 총 4천억원의 회사채를 찍기도 했다.

◇신디케이트론에 회사채까지…투자금 외부조달 '속도'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에쓰오일의 자금조달작업도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앞서 정유사업과 석유화학, 윤활기유로 포트폴리오를 나눠 사업을 영위하는 에쓰오일은 프로필렌 사업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이를 위해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에 총 4조7천89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도 신규사업 진출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를 통해서만 그간 총 1조2천750억원의 시설자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4년 6월 3천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2천100억원을 울산 석유비축기지의 중도금을 치르는 데 사용했다. 5개월 후 3천65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한 에쓰오일은 이 중에서 2천650억원을 울산부지 잔금으로 사용, RUC와 ODC가 들어설 부지매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1천억원은 마련된 부지의 재보수 등 정지공사를 하는 데 썼다.

이듬해에도 에쓰오일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 작업을 지속했다. 지난해 10월 조달한 4천억원의 자금은 RUC와 ODC를 위한 실시설계에 1천800억원, 시설구축을 위한 핵심 자재를 구매하는 데 2천200억원이 사용됐다.

이에 더해 에쓰오일은 지난해 11월 산업은행 등과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2조1천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당초 산업은행 등과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5조원 규모의 투자금 중 3조1천억원 가량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하고, 1조9천억원 수준은 내부조달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쓰오일이 회사채와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3조4천억원 수준의 외부차입에 성공하며 목표규모를 확보한 만큼, 추가 자금조달 압력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현금창출 강화…내부조달도 '순항'

에쓰오일은 지난해 4년래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영업현금창출력이 대폭 강화된 상황이어서 내부 자금조달 또한 문제 될 게 없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4년 34년 만에 적자(영업손실 2천589억원)를 기록하며 신사업 투자를 앞두고 우려를 키웠지만, 이듬해 'V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8천775억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렇다 보니 내부보유 현금 규모도 확 늘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현금성 자산규모는 '1조1천153억원→2조6천99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내부자금 조달을 통해 충당키로했던 1조9천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시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금성 자산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마진이 확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정유사업의 수익성이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파라자일렌(PX) 마진도 4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작년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한 윤활기유 부문의 개선세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전체 영업이익 중 35%(3천160억원)가 윤활기유 사업에서 나왔을 정도로 관련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률만 23.6%에 달해 알짜사업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유가도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해 에쓰오일도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확보 또한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향후 에쓰오일은 RUC 건설을 통해 하루 7만6천배럴의 잔사유를 가솔린과 프로필렌으로 재처리하고, ODC를 활용해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PP)와 프로필렌옥사이드(Propylene Oxide·PO)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2018년 상반기 신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은 연산 40만5천t의 PP와 30만t의 PO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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