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완화로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 1년 전을 떠오르게 한다. 환율이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춤추는 양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2월 말에 고점을 찍더니 지난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초 수준을 밑도는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금리 정상화가 이슈가 됐고 연초만 해도 3월 FOMC가 금리 인상 시기로 점쳐졌다. 하지만 FOMC는 금리를 동결했고 올해 금리인상 횟수는 4차례에서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20개국(G20) 차원에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비밀 합의가 있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강달러 조정 심리가 완연하다.





달러-원은 1년 전에도 미 금리 인상 기대가 고조되면서 20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하지만 3월 FOMC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고꾸라졌다. FOMC의 금리 인상은 결국 9개월 뒤에야 이뤄졌다.





당시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 즉 그렉시트도 환시의 불안 요소였다. 올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가 환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딜러들은 롱 심리가 훼손되면서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일각에서 달러-원이 1,120원까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인터뱅크, 로컬에서는 롱 포지션을 줄였지만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쪽에서는 롱 포지션이 더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원 향후 방향도 FOMC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미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작년처럼 하반기에 강세장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 딜러는 "달러-원 연간 전망 때 미국이 3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미 금리 인상 전망이 바뀌면서 상저하고가 연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전날 '최근 달러-원 급등락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은 미 금리 인상 지연으로 원화 절상압력이 커졌던 2015년 상반기와 유사"하다며 "미 금리 인상이 재개되면 달러-원 환율이 급반등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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