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이호 기자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청산소(CCP)도 조만간 유럽연합(EU)의 동등성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긴급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 CCP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한국거래소(KRX)는 현금성 자산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25일 내놓은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국 금융회사의 해외지점(또는 자회사)이 소재한 국가의 CCP가 자국과 동등한 수준의 규제와 감독을 받는지를 증권 당국이 자체적으로 평가해 왔다"며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0월 미국으로부터 최종 등록면제와 함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에 규제체계 동등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CTFC의 인정이 CCP 인증의 최종 단계다. 2016년 현재 CTFC로부터 동등성을 인정받은 국가는 우리나라와 호주, 일본과 홍콩 등 4개 국가다.

하지만, 아직 유럽에서는 정식 인증 절차가 추가로 남았다. 한국거래소 CCP는 지난해 11월 유럽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았지만, EU 증권시장감독청(ESMA)의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한은은 이 과정도 곧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이락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유럽의 CCP 인증은 ESM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야 한다"며 "실무적 협의가 끝났기에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CCP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 CCP의 국제기준 이행사항을 점검하는 지급결제 및 시장 인프라 위원회(CPMI)와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평가에는 아직 우리나라가 포함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CPMI-IOSCO는 오는 6월말 CCP의 조직구조와 의사결정체계, 재무적리스크 관리체계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책무 A에 대해서만 '준수'로 평가받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은은 앞으로 CCP와 다른 국내 금융시장 인프라가 확충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은은 "그동안 장내 증권 및 파생상품 CCP는 신용리스크 관련 재무자원의 체계 및 적정성이 국제적 정합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관련 법규 개정과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 개선 등을 통해 상당 부분 보완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만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확보한 재무자원의 상당 부분이 상업은행과 체결한 유동성 공급약정으로 구성된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자금경색에 직면했을 때 유동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도록 자체보유 현금성 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외 거래정보저장소(TR)도 설립해야 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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